말과 글은 다르다. 세종대왕 때 창조된 한글과 그 이전부터 쓰고 있었던 한국어(우리말)는 엄연히 다르다. 한국어와 한글, 둘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한글"이라는 낱말은 우리나라 말뭉치에서 분명 "말"의 뜻으로도 통용되고 있다. 우리는 "한글"이라는 낱말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1. '한글번역'이라는 말은 적절한가 ¶
이상하게도 하나의 민족어와 그 민족어를 적는 문자를 혼동하는 현상이, 그것도 자기나라말을 갖고 배운 사람 안 배운 사람을 막론하고 나란히 사이좋게 실수하는 일이 한국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한글은 한국어가 아니다. 한글은 한국어용 글자다. 영어는 영문번역, 영어번역이라고 제대로 쓰면서도 한국어는 한글번역이라고 의심없이 쓰기도 한다. 그동안 한자에 밀려 천대받은 자기나라 글자에 대한 컴플렉스가 상당한 것은 사실이나, -.-; 노스모크 안에서는 최소한 한국어와 한글의 분별을 가뿐~하게 했으면 한다. --아말감
2. 말과 글은 다르다 ¶
민족어와 그 민족어를 적는 문자를 혼동하는 현상이...
사람들은 한자와 한문도 혼동하죠. 똑같은 논리인가 봅니다. huggies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것에 대해 낮은 문맹률을 들어 반박하는 사람들도 꽤 많더군요. 한국어가 어렵다는 것과 그것을 표기하는 문자인 한글의 기호체계가 쉬운 것은 다른 문제인데 말이죠. -- 코지모
우리 말을 만드신 세종대왕님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세종대왕이 만든 건 한글이지 우리나라 말은 아닌데...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것에 대해 낮은 문맹률을 들어 반박하는 사람들도 꽤 많더군요. 한국어가 어렵다는 것과 그것을 표기하는 문자인 한글의 기호체계가 쉬운 것은 다른 문제인데 말이죠. -- 코지모
'한국어'라는 한자어 대신 토박이말인 '한글'을 쓰자는 사람도 있지요. --세리자와
한 가지 극적인 오류는 한 초등학생의 질문인데, "세종대왕님이 한글을 만들기 전에는 중국말을 썼어요?" 입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PuzzletChung
한국의 고유어 에서 말하는 어는 '언어 전반'이 아닌 '어휘'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는 '고유어'라는 말을 다시 검색해 보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영문의 '문'은 '글', 즉 문장, 단락, 혹은 그 이상이 되는 '글'을 의미하고, 한글은 '문자'를 의미하지요. 다시 양보하여 한글이 '고유어', 즉 '외래하지 않은 고유한 어휘'를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영문이라는 '문장'을 '고유어'라는 어휘로 번역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것을 다시 양보하더라도, 연세한국어사전상의 의미를 그대로 적용하여 '한글번역'을 하게된다면, 한자어를 비롯한 외래어를 배제한채 우리 토박이말만을 사용한 번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ChatMate한 가지 극적인 오류는 한 초등학생의 질문인데, "세종대왕님이 한글을 만들기 전에는 중국말을 썼어요?" 입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PuzzletChung
아말감: 연세한국어사전의 원칙은 언중에 통용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빈도수만 높다면)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1) 말뭉치를 얻는 통로의 용이성에 따라 구어체보다는 문어체가 채택될 확율이 높다, 2) 말뭉치 자체의 크기가 작다, 는 방법의 기술적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통용되는 모든 말을 인정하는 방식은 국어사전으로서 전혀 논란의 여지 없이 옳다고는 할 수 없겠죠.
통용되는 용법이 논리적으로 심하게 어긋난다면, 1) '어긋난' 용법으로밖에 전달할 수 없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으며 2) 이미 돌이킬 수 없게 쓰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교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사전에 올라있다고 표준어와 같은 공식어, 규범어로서의 권위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사투리도 다 올라가니까요. 아말감의 언어감각으로는 한글이름까지는 한자이름에 대별되어 인정해줄 수 있는 때가 있지만, 다른 경우는 논리파탄일 뿐입니다. 연세한국어사전을 신성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사전도 구멍 많고 문제 많은 한 사전일 뿐입니다.
그리고 '한글'은 연세한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더라도 '한국의 글자, 또는 그것의 이름'이며, 부가적으로 '(외래어나 한자어가 아닌) 한국의 고유어'라고 인정하더라도 여전히 한글번역이라는 말은 성립불가입니다. '고유어번역'이 아니죠. 한국어는 고유어와 외래어를 포괄합니다. 한글이름과 같은 용례는 너무 많아서 연세한국어사전은 인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옳고 그름'과 '많이 쓰임'의 문제 ¶
통용되는 용법이 논리적으로 심하게 어긋난다면, '어긋난' 용법으로밖에 전달할 수 없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으며 이미 돌이킬 수 없게 쓰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교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적 언어에서 "논리"라는 걸 우리 언어생활 밖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까? "이 말은 논리적으로 옳다 그르다" 하는 정당성은 어디서 옵니까? 그리고, 기술주의(descriptive)적 접근이 꼭, 많이 쓰이면 옳다라는 유치한 상대주의와 동치 관계에 있는 건 아닙니다. --아무개
아말감: 일상적 언어에서 '논리'라는 걸 우리 언어생활 밖에서 생각할 수없기 때문에, 언어는 변하는 것이고, 규범언어조차 변하는 것입니다. 말은 말이고 글자는 글자입니다. 글자를 가지고 말이라고 하면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죠. (늘 정교한 전문용어를 다루던 사람은 일상언어가 우스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논리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흔히 '뉘앙스가 틀리다'라고 뭉뚱그리는 복잡미묘한 단어의 의미자락 사이에도 서로를 분별하여 쓰는 논리가 확실히 작동합니다.)
하지만 글자를 가리키는 '한글'이라는 말을 가지고 '한글이름'이라고 불렀을 때, 이때는 그 이름이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어인 한자어가 아닌 토종 한국말이라는 분별이 우선되겠지만, 이름은 누구야~ 하고 부를 때 쓰는 것이지만 또한 종이에 적을 때도 쓰는 것이므로 한자로 적지 않고 한글로 적는, 전혀 다른 격의 이름이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한글이름이라고 부르는 것을 인정할 틈새가 생긴다는 것이죠.
1) 논리적으로 옳다, 그르다, 2) 많이 쓰기 때문에 인정할 수 있다, 없다 하는 것은 아말감의 생각으로는 '맞는 말' 그중에서도 표준어와 같은 규범언어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원칙들입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대립하지만, 결국 실제 사용은 절충하게 되어있습니다. 문제의 해결은 최종적으로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언어감각에 의존합니다. 언어란 되도록 정확하고 편리한 소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많이 쓰이는 표현이 우선권을 갖게 되는 것이나,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거스르는 방향이 아니라 이미 파악되고 정선된 개념과 범주들을 존중하고 거기에서 확장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는 것이 또한 자연스럽고, 정당한 일입니다.
그리고, 기술주의(descriptive)적 접근이 꼭, 많이 쓰이면 옳다라는 유치한 상대주의와 동치 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나 역시 누구보다도 체감한 바있습니다. 기술주의적 접근 역시 그 방법틀을 만들고 다루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많이 의존하며, 그 기술주의적 방법을 취해서 나온 결과의 우효성과 진실성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도 역시 그것을 다룬 사람들이죠. 많이 쓰이면 옳다는 어렵고도 중한, 언어결정의 기준입니다. 어떤 식으로 '많이 쓰이는' 것을 거를까서부터, 어느 선까지가 기존의 논리와 범주를 무마하고 새로운 논리선을 설치할 게재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것, 이 문제들에서 가뿐히 독립한 기술주의적 접근, 많이 쓰이면 옳다는 논리는 있을 수가 없죠.
아말감: 지금으로선 다른 용례는 논리파탄이고 한글이름이라는 말까지는 봐주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의 언어감각과 정상적인 논리(말은 말이다, 글자는 글자다) 외에 다른 수량적인 연구나 증거를 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연세한국어사전과 같은 말뭉치에 근거한 사전만들기 작업에서 더 발전된 종류의, 용례중심만 고집하지 않고 규범성까지를 어느정도 제시할 수 있는 사전도 만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세한국어사전은 규범성을 부정하는 사전입니다. (최소한 그동안의 규범적 사전의 어설픈 규범성과 권위는) 하지만 우리는 규범성을 반드시 사전에서 찾지는 않더라도, 상정할 수 있고, 상정해야 정상입니다.
영문번역의 문은 문자가 아니라 문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대로 댓구를 시키자면 한국어문이 되겠죠. 한국어문은 한국어로 쓰인 글이고, 한글은 그 한국어를 적은 문자입니다. 영문은 영어로 쓰인 글이고, 영자 혹은 알파벳이 그 영어를 적은 문자입니다.--아말감
'국문번역', '우리말번역'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한국어번역'에 비해 사용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한국인에게만 '국문'은 '한국어'가 됩니다. 일본인에게라면 '국문'은 '일본어'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를 상대로 얘기하려면 '한국어번역'이라는 용어가 문제 없겠죠. 개인적으로는 '우리말번역'이라는 말을 더 많이 씁니다. --아말감
적절한 계도만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반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영어공부 싸이트와 같은 '교육기관'에서부터 반성을 시작해야겠죠. 나도 한번 그런 싸이트에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일개인의 짓이라 그런지 무시하더군요. 그렇담 일간지에 독자투고를 해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출판물에서는 '한글번역'이라는 단어가 다수가 아니라 소수일 것입니다. --아말감
여기에는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말 - Korean Language 의 한글 표기가 '한국어'인 것이 당연하지만, 외국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Korean Language 는 ROK와 PRK의 공용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일 먼저 '한글번역'이란 말을 공식용어로서 권장한 나라는 아마도 일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아시는 일본의 모 공영방송에서 우리말을 가르치는 방송을 기획했을때, '한국어 강좌'와 '조선어 강좌' 사이에서 한참을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선택한 것이 '한글 강좌' 였고, 일본인 중 '한글'을 '한국어(Korean Language)'란 의미로 사용하고, 한글에 관해서는 '한글문자'라고 표현하는 사람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계도를 통해 고쳐가야할 부분이라는 점에 대해 아말감 씨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ChatMate
꼭 그렇지많은 않습니다. 그 사람은 한국어에 대해 한 마디도 할 수 없지만, 한글이라는 문자는 기호로서 숙지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ChatMate
꼭 그렇지많은 않습니다. 그 사람은 한국어에 대해 한 마디도 할 수 없지만, 한글이라는 문자는 기호로서 숙지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ChatMate
어떤 친구가 우리말을 하면서 영어를 많이 섞어서 하는 걸 본다. 옆의 친구가 이렇게 말해준다. "야! 세종대왕님이 지하에서 탄식하시겠다". 아니 우리말에 영어를 섞어서 한다고 세종대왕께서 탄식하실 이유가 어디 있을까? 그 분이 우리'말'을 만든 분도 아닌데.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한글은 우리나라의 글'이란 개념이 '우리나라의 말'로까지 확장되었음을 알 수있다. 이러한 언중(言衆)의 결정은 몇몇사람의 노력으로 막기가 어렵다.
4. '한글'은 '한국어'이다. ¶
언어는 역사적 사회적 산물인 고로 다수 대중이 그러하다고 생각하면 그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가방가'가 반갑습니다로 이해된다면 방가방가가 사전에 당연히 올라야 겠지요. 최근에 초등학교에 한문교육도입의 문제와 관련하여 이에 대한 토론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 심야토론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은 한문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고 모든 생각과 글을 한글로 한다라고 이야기하여 놀란 적이 있습니다. 한글의 승리라 할 수 있겠네요. 저의 한글 정의는 외국사람들이 우리말을 지칭하는 한국어(Korean Language)을 나타내는 자체 근원을 가진 고유명사로 한글(HanGul 이게 맞나?)을 해석합니다. 최초에는 세종대왕이 만든 알파벳의 명칭이였지만, 지금은 한국말과 한국글을 나타내는 대명사라는 것이지요. '한자어원이든 일본어원이든 프랑스어원이든 간에 모두 한글이라는 태두리에서 사고되고 이야기한다'고 하면 뜻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 이정호
위에 논의가 되어있지만, 한글은 표기체계이고 일상적으로 우리 입에서 나오는 것은 한글이 아니라 한국말입니다. 한국말은 Hangookmal이라는 표기체계(로마자)로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한글로써 표기할 수도 있는것이죠. 물론, 한국말을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겠죠. 영어를 한글표기(혹은 발음기호로써의 한글로)로 표기하려는 시도도 있더군요... 어디서 봤더라 ^^;; --고무신
&말과글&에서 가져왔습니다.
사실 국어학 쪽에서는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이룬 가장 큰 업적을 한글이라는 '기호체계'의 완성 그 자체보다, 한국어 - 즉 우리말의 '음소분석'을 끝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 분들은 한국어는 '분석'한 것이고, 한글은 '창제' 한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지요.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한글(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이 있기 전에는 한문을 그대로 쓰고 그 밑에 이두 등을 붙였습니다. 이를테면 이두에서는 조사를 한문으로 쓰기는 하지만 을(를), 되는 등의 단어를 음을 따서 쓰는 방법으로 붙였습니다. 결국 우리 말은 훨씬 옛날에도 한자를 차용하고 있었다는 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정확한 학문적인 고증은 현재로써는 없습니다) 어쨌든 말은 조선민족에게 언제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글이 생겼지요. 어느 날 갑자기 뛰어난 왕께서 나타나서 한글이라는 걸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모든 표기법(글)을 다 뒤엎고 한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물론 한자에 비해서 천하다는 등의 과정은 있었지만)
말은 그런 의미에서 말 자체를 뜻하고, 글은 그 것의 표기입니다. 인터넷에 흘러다니는 이 글자들을 말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글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차피 말을 기록한 것일 뿐이므로 말은 곧 글입니다. 우리말, 우리글, 한글, 한국어 다 같은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은 곧 글이니까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청각 장애인이 한글을 읽고 소리를 못듣는 것과 시각 장애인이 한글을 볼 줄은 모르고 우리 말은 할 줄 압니다. 둘 중에 한국어가 아닌 것이 있습니까? -- Nairrti
영어는 영문번역, 영어번역이라고 제대로 쓰면서도 한국어는 한글번역이라고 의심없이 쓰기도 한다. "영문번역"이 된다면 "한글번역"이 안될 건 뭔가? "문"을 "글"로 바꾸었을 뿐, 결국 같은 게 아닌가? 적어도 번역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글번역"이 문제가 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 CafeNo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