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기피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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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의 이공계기피현상에 대한 여러가지 시각들

[http]내자식 이공계 안 보낼래 가려운 등 긁어주는 느낌의 통렬한 글에 박수를 보낸다. 눈물이 나오려구 그런다. --김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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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단계에서는 연구비 5000만원을 더 주려고 하지 마라. 월급 50만원 인상이 더 효과적인 현실이다.

기술고시는 일년에 50명을 뽑는데 반해 인문계에서는 사법 행정 외무고시를 통해 1200여명 이상을 뽑고 있다. 그러니 정부의 고위관료 중 이공계 출신은 15% 남짓밖에 안 된다. 이공계의 진로를 이렇게 막아놓고 그 쪽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

생명과나 화학과나 뭐 이쪽 이과계통은 비슷할텐데요..석사마치고 취직을 해도 대우가 엉망입니다. 특히 병역특례라는 5년의 늪에 걸리면 남자인생은 끝장나는 수가 많구요. 그나마 박사마치고 연구소에 취직해도 의사들 월급수준에는 턱도 없구요. 참고로 포항공대에서 박사 마친후 포닥을 하고 있는 제 사부 월급이 150만원입니다. 학부4년, 석사2년에 그형은 박사도 5년이나 밟았는데 말이죠. 하긴 지금은 좀 낫습니다. 몇달전까진 70만원 받고 학교엘 다녔으니까..

미국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제 친구들 중에 미국으로 학부마치고 유학가면서 지돈들여 간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대학원생의 경우 거의 모두 장학금으로 다니니까요.

사실 학부를 마치고 석사 박사과정을 밟아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처음엔 40명으로 시작했던 친구들이 어느새 한두명으로 줄어들었음을 보게 됩니다. 예전부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저야 미친놈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나이가 들면서 주위를 돌아보면 도저히 이길로 계속 가겠다는 엄두가 나질 않는 것 같습니다. 미래가 안보이니까요. 취직을 결심한 친구들도 모두들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곤 한마디 덧붙이죠. "돈벌어서 나중에 유학가야지" 정부는 그런 순진하게도 꿈 많은 사이언스키드들의 미래를 너무 몰라주고 있는 거고, 이공계기피현상이라는 것은 알게 모르게 그런 불만들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의 이공계 출신들이 그렇게 비참하게 사는 데 고등학생들이라고 이공계 가고 싶어 하겠습니까?

이따위로 나가면서 노벨상을 기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탈 수 있는 노벨상은 평화상과 문학상외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저희과(생화학)나 화학과 정도 밖에 상황을 모르겠지만, 보통의 우리과나 화학과 소속 대학원생들은 아침 9시 정도에 출근(?)하여 밤 10시 이후에야 퇴근합니다. 사실 이것도 고무줄이라..(퇴근시간은) 12시, 1시 넘어서 퇴근할 때도 많죠. 교수님은 물론 많은 수의 대학원생들이 주말(토,일요일)은 물론 설날과 같은 명절에도 실험실에 나옵니다. 여름, 겨울 방학이요? 당연히 없습니다. 실험의 성격상 매일 매일 그리고 꾸준히 해주어야 하는 일들이 있고, 교수님께서도 빨리 연구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시기 때문이죠. (요즘의 생명과학계는 그야말로 속도 경쟁입니다. 상당히 연구가 진행되었더라도 만일 지구 저편의 다른 곳에서 우리가 하던 것과 같은 주제의 연구결과를 발표해 버리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버리기에 교수님도 재촉하실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모두들 삶에 찌든 얼굴로 불평만 하고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실험과정에서 오는 또는 과정을 통해 결과를 얻을 때의 기쁨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결과를 보고자 밤을 지새는 거지요. 이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못 버텨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실험이라는 것이 물론 하루종일 무거운 것을 들고 움직이는 일만큼 육체노동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당한 체력을 요합니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1년 정도 실험실 생활을 하고 나면 어깨 허리 등 여기 저기 안 쑤시는 곳이 없고, 결국엔 몸져 눕는 사태까지 발생하죠. 그래도 꾹꾹 참고 매일 출근하는 분들을 보면...참..

저희 과의 경우엔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려면(즉, 화학약품 혹은 실험 관련 기자재 판매 영업사원이 아닌 연구직..등으로) 최소 학력이 석사졸업입니다. 따라서 전공을 살리고자 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석사를 하죠. 석사를 마치고 연구직으로 취업을 하게 되면..대략 70만원~100만원 안팎의 초봉을 받는다고 합니다. 국내에서의 연구직은 평생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굶어가면서 할 수는 없고, 그다지 좋지 않은 연구 환경 속에서 자신을 혹사시키다보면.. 인체라는 기계도 견뎌낼 수 없으니까요. 물론 김우재님 말씀대로 유학을 가게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미국의 경우 현재 생명과학 분야의 장학금이 비교적 풍부한 상태라 fellowship조건으로 가게 된다면 대체적으로 한달에 20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받으며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많은 선배들과 일부의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십니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으면 미국으로 가서 가능한한 정착하라고...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이공계기피현상에 대해 들었을 때, 사실 별 문제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모든 학문이 다 그렇겠지만, 어차피 자기가 정말 좋아서 하지 않으면 끝까지 가기 힘든 길인데 현재의 상황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filtering기능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관심도 없는데.. 정말 이 분야가 잘 나가서 너도 나도 한몫잡겠다고 달려들다가는 거품만 잔뜩 들어갈 수 있겠단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 자체가 아직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그러나 발전의 여지가 충분한 새싹들 마저 밟아버리는 상황이 된다면 무척 곤란하고 또 그것이 해당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적당한(?) 시련은 튼튼한 나무를 만든다는 것이 제 생각인데. (어떤 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계속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는 거죠) 너무 허황되고 위험한 생각일까요? 아직 사회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한 저로서는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낙관적으로만 볼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이고 이과 입니다. 그리고 물리학과에 진학해서 물리학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 어릴 때부터 꼭 그렇게 되겠다고 생각해왔고, 고 1때까지는 정말 흔들림 없는 결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글 읽을 때마다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어릴 때는 정말 멋진 과학자가 될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지금은 취직이 잘 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꿈을 이루고 싶기에 이런 현실을 외면해보려고 하지만 불안한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도 반대하시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제가 거품으로 보이십니까? 약한 새싹같이만 보이십니까? 저 지금 굉장히 갈등이 됩니다. 이 나이부터 꿈을 버릴 생각을 하는게 웃길지 모르겠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GyaaN

흐름님의 의견은 충분히 수긍이 갑니다. 그러나, GyaaN님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방황에서 볼 수 있듯이 진로고민을 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굴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굴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현실적 조건이 있습니다. "어떤 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계속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는 거죠." 그런데 그 '어떤 조건들' 중에 먹고 사는 문제에 해당하는 조건을 담보하지 못할 때 결국 바로 그 조건에서는 굴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죽어서 할 수야 없을테니까요. 이공계기피현상에서 주고 받는 이야기들을 읽을 때 쉽사리 '필요한만큼만'을 떠 올려보기도 하지만 이내 그 말조차도 주워담고 싶어지고 현실 앞에 절로 고개 숙여집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넋을 놓고만 있을 수야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제 고개를 들고 눈을 뜨고 귀를 열고 고민의 중심을 이동시켜야 할 때가 아닐까를 생각해 봅니다. 이미 자신의 관심과는 상관없는 돈 많이 버는 길을 선택해 버린 사람은 논 외로 하겠지만 이공계기피현상에 직접적인 관심을 두는 학생들에게는 이 고민의 중심 이동이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것인데, 먹고 살기 위해 저것을 선택해야 하나?" 라는 고민으로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것이니 이 길로 갈 것이다. 그런데 먹고 살기 위한 보장이 없어 보이니 먹고 살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로 중심 이동.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로 이전 고민의 종지부를 찍어 버리는 겁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고 그렇게 선택한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시작해야겠지요. 하필 내가 선택하려는 그 길이 먹고 살기 위한 보장이 없어 보이는 것은 지금까지 그 분야에서의 먹고 사는 방법이 충분히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응용과학의 경우 그 개발이 일상생활 속에서 길어 올릴 수 있겠지만, 기초과학의 경우는 다른 많은 분들의 언급에 내포되어 있듯이 연구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투쟁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그것은 개발이라기 보다는 행동하는 일입니다. 그러한 요구가 충족되기 이전에도 살 길은 있어야 합니다. 그 살 길을 만들어 가기 위해 생각을 나누는 시간과 공간과 사람을 조직하는 일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리라 봅니다. 취업이라 일컫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집에 들어가는 일 외의 것들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이러한 방향 전환의 제안에 콧방귀 낄 사람도 있을 거에요. 이렇게 쓴 저 역시도 약간의 쳇증이 남아 있는 듯 하니까요. 아무튼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얻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가능성에 관한 믿음을 얻기 위해 노스모크를 대상으로 AnalyzeMary 한 번 해 보는 건 어떤가요? "노스모크는 각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유지되어 오고 있는지. 얼마간 유지되어 왔으며 앞으로의 가능성은?" 등에 대해 분석해 보면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지 않는 진로 결정에 보탬이 되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맑은

미국에 유학 오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미국에서 박사받으면 뭔가 풀리리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확실히 미국에서는 RA/TA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다들 말하듯이 '정 안되도 영어는 배운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데 비하면 과연 수지 타산이 맞나를 물어본다면, 조금 회의적입니다.

일단 유학까지 와서 박사를 받고 나면, 운신의 폭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요즘 회사들은 박사에 대한 환상이 없어서, '박사들 좀 모셔오면 뭔가 해 내겠지'라고 생각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당면 과제에 맞는 박사들을 데려오려고 하고, 세부 전공이 맞지 않으면 고용하지 않습니다. 저만 해도 기계공학 전공자인데, 자동차 엔진을 전공했으므로 자동차 엔진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면 취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엔진을 연구하는 곳은 다섯 손가락도 채 못 채웁니다. 물론 이것 저것 범위를 (억지로라도) 넓히면 갈 곳은 좀 더 나아지지만, 어쨌든 석사만 한 사람에 비하면 박사는 상당히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미국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고 해서 월급을 더 받느냐? 기계과의 경우 회사 경력이 없으면 과장 초봉 정도 수준입니다. 회사 경력이 있는 경우, 나이가 그만큼 더 많으므로 취직하기는 몇배로 더 힘듭니다. 이공계기피현상이 괜히 생기는 현상이 아닙니다.

차라리 박사 과정할 5년 동안에 치의대 본과로 편입을 했다면, 벌써 개인병원을 가지고 있겠지요 (치의대도 6년이지만 인턴/레지던트를 반드시 밟지 않아도 됩니다. 본과 빼면 4년이 걸린단 말이지요). 물론 하루 종일 아픈 환자를 봐가며 자기 동네에서 어디 딴 데로 옮기지도 못하고 평생을 보내는 것이 더 좋으냐는 개인이 판단할 몫이겠지요..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 어차피 연륜이 쌓이면 관리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관리자가 되지 않으면 일단 봉급에서 차이가 나니깐요. 결국 관리자가 될 터인데, 왜 공부를 해야하는 걸까요.. 실제로 대기업 관리 직위에 있는 사람치고 이공계 출신은 그 수가 상대적으로 상당히 적다고 합니다. 이것이 이공계기피현상이 일어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겠지요.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공계의 많은 분야가 재해의 요소를 안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됩니다. 제 친구는 요즘 잘 나가는 MEMS를 전공했는데, 공정 중에 독성이 있는 화학약품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평생 이 짓을 하고 살 순 없다'고 하더군요. 기계공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순간의 실수로 목숨을 잃거나 불수가 되는 것은 남의 일이 아니지요. 이렇게 위험 요소를 안고 일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대우를 못 받는다는 것입니다.

옛날에 챌린저호 폭발사고가 났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달나라에 사람을 보내는 데 성공하면, 사람들은 우주선 승무원들에게 환호를 보내고, 그들은 영웅이 됩니다. 그 우주선을 만든 사람은 찬밥이지요 -_-; 반면 우주선에 사고라도 일어나면, 욕먹는 것은 기술자와 개발자들입니다. 이공계 분야 사람들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은 고작 이런 수준인 것입니다.

미국에서 이공계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최선의 길은, 어떻게 보면 미국에 정착하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 마저 쉽지가 않습니다. 이국 땅에서 적응하고 살고, 자식들을 이국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말 같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유학 생활이 끝나고 다시 귀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때려 죽여도 우리 자식은 이공계 안 보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이 현실인 것입니다.

--Pion

컴퓨터 공학에서 석사, 박사를 생각하고 장미빛 미래..까지는 아니더라도-_-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영후군에게는 섬뜩한 글들 입니다. 지금껏 그냥 재미있어서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다 라고 생각해 왔는데, 연구원들의 대우가 그렇게 안좋다니 좀 놀랍네요. 그래도 컴퓨터 공학쪽은 실력이 있으면 그냥 대졸자도 연봉 2~3000은 받는 사람들을 꽤 봤는데 이쪽은 어쩐지 궁금하네요. 라이온님 도 계시지 않습니까 :) -- 이런것에 신경안쓰고 살길 바라는영후

아래에 Aragorn님이 좋은 의견을 벌써 주셨군요. :) 연봉에 관계없이 전공을 살리고자 했을때에는 벤쳐나 중소기업은 아주 매력적인 환경입니다. 그리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병역도 해결하면서 기술도 쌓고, 글구 적지만 안정적인(?) 급여도 받고(여기까지는 의례적으로하는 좋은 얘기고요 ^^;)...허나 5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바뀝니다. 일단 서른 나이전후로 보통은 결혼이라는 대사를 겪게되구요...이에따른 여러가지 조건들을 만족시켜 나가야만하는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애들을 키울려면 어쩌고 저쩌고..집은 언제 마련하고 어쩌고저쩌고.. 그동안 아무생각(병특제도에의 큰 역할..)없이 연구개발만 하던 사람들은 머리가 지끈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비슷한 또래들의 소득도 따져보게되면서..앞으로 어찌 살아야 안정적이면서 효과적인 삶이 가능할까라는 특유의 봉급쟁이의 삶속으로 다시한번(이거이 진짜 생존을 위한 고민..) 진지하게 빠져들게 됩니다. 어떤 답들이 가능할까요?..헤헤, 오히려 질문을 던지고 마는군요. -- 라이온 ^^*

라이온의 경우에는 7년여의 벤쳐생활을 접고, 여러가지 상황을 건드려보는 환경에 몸을 던졌습니다. 크흐흐, 어찌보면 진정한 벤쳐정신의 실천이며 구현이지요.* 한때는, 여러가지 고민속에서는 (장기적으로) 변리사를 공부해보는 계획도 있었더랬습니다. 방송통신대학의 법학과에도 지원하고 말이죠.어찌보면 아버지세대 꿈이었던 사시와 유사한 변리사를 해보겠다는 생각도 크게 작용한듯합니다. 허거걱..근데 이렇게도 많은 변리사 고시생들이 있을줄이야..대학가에서 고시열풍이 분다는 소식이 들리더니만, 여기저기에서 엄청난 경쟁의 소식이 접수되었씁니다. ^^;; 놀란 라이온은 가슴을 쓸어내리며..그래 내가 가진 경험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해..라면서..사실은, 저의 의지력을 잘알기에(;;) 변리사 공부를 접었습니다.음.. 현재 라이온은 크게 두가지의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하나는 대기업에 들어가서 좀더 경력을 쌓고, 대기업의 좋은 자원을 적극 활용하려는 계획입니다. (우와..대기업에서 지원해주는 여러가지 것들 정말 장난 아닙니다. ^^;;) 대기업의 인력수급정책과 시기가 잘 맞아 떨어져서 신체검사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B형간염 보균자라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군요. 다른 하나는, 업종을 바꾸는 겁니다. 이거이 무척 자극적이고 재미있습니다. 라이온은 업종 변경을 위해 요즘 정보시스템감리라는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제2회정보시스템감리사를 뽑았는데, 그만 덜컥 붙어버리고 만겁니다. 전산업계(특히 SI업계)에 계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CISA와 유사한 성격의 자격인데, 현실적으로는 국가공공 프로젝트에서 감리를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개인적으로는 매우 적성에 맞을 듯이 판단됩니다만..참,이공계기피현상에대해서는 의견정리를 잘 못하겠군요. 아마도 다른분들이 좋은 의견 주시리라 생각합니다.--백수라이온

20대에 연봉 2~3천이 커보일 수도 있겠지만, 30대, 40대까지 계속 연봉 2~3천이면 무척 괴로울 겁니다. 컴퓨터 공학쪽에서 실력 있으면 대졸로 2~3천 받는 것이 최대이지만, Consulting Firm이나 Financing 쪽으로 실력 있으면 연봉 4~5천에서 시작해서 2~3년 안에 연봉 7~8천 바라보기도 합니다.

근본적으로 이공계열 종사자가 정치적 권력을 쥐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대우를 낮게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 미국에 가면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볼 때 눌립니다 -,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고 있는데, 언뜻 생각하기로는 "돈"과 거리가 멀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품을 개발해서 돈 버는 것은 단순히 엔지니어링의 문제가 아니라, 기획, 마케팅, 영업, 경영, 관리 등 여러가지 요소가 필수적으로 잘 갖추어져야 하고, 이런 쪽이 "돈"에 더 가깝습니다. 제대로 대우 받기 위해서는 더 좋은 조건에 따른 자유로운 이직, 자영업 등이 필수인데, 이공계열은 자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소규모 독립 자본으로 제대로 생존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우를 제대로 못 받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공계기피현상 이 페이지를 보고 있으니 정말 갑갑할 따름입니다. 한 제품을 개발해 두고, 개발인원은 일천한데 OS호환문제가 거론되어 너무도 길고 넓고 깊은 안목이 필요한 기술기반 전환의 시점에서 시장분석자료조차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를 꼴아박아 장시간 티격태격 회의 끝에 결국 한쪽을 버리는 방향으로 장기적 방향 설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OS호환문제가 기술 집약도를 직접 반영하는 것은 못되지만, 개발 환경으로서의 OS기반은 그 특성을 반영하는 '특화개발'이란 면을 항상 달고 다니게 됩니다. 특화개발은 순간적으로 가능한 것이 절대 못됩니다. 그 터에서의 기나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들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격에 무시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당장 목이 비틀어진다 할지라도 할말은 하고 사는터라 회의를 끝내는 마지막 지점에서 이런 말을 내뱉으며 모가지를 단두대에 올려 놓았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분명 사람의 일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과 그로써 돈을 버는 일입니다. 단 하루만의 결정. 기술 이란 것이 이토록 허망한 것입니다. 향후 언젠가 우리는 오늘을 꼭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결정에는 백번이고 미련이 남습니다. 비지니스 는 비지니스에서 시작하여 비지니스로 끝낼 수 밖에 없는 것인지요. 기술축적 부분과 조직관리 부분 의 안목을 더해내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구조는 조만간 회사를 위협할 것입니다."

그러나, 언젠가 읽었던 다음의 글이 생각나더군요. ( 이 글을 쓴 분이 혹시라도 노스모키안 중에 있지 않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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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프로그래머의 변명. 소프트웨어를 사용할때 버전이 높을수록 제품성능이 좋다고 알고있다. 과연 그럴까? 버전 넘버는 그 이상의 의미을 함축하고 있다는데...
  • Ver. 1.0: 어쩔수없이 이 제품을 내놓았다. 연구소 사람들이 기진맥진하고 영업사원들 사기가 떨어져있어서 뭔가 전환점이 필요했다. 우리는 이 제품이 컴퓨터 바이러스보다야 쓸모있는 것이기를, 그리고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제품의 기능을 모방했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를 기도할 따름이다.
  • Ver. 1.1: 우리는 킬러버그를 해결했다.
  • Ver. 1.2: 킬러버그를 해결하는 도중 새로운 버그가 발견돼 그 버그도 해결해야 했다.
  • Ver. 2.0: 우리는 우리가 정말로 바라던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아직 고객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우리는 열심히 할것이다.
  • Ver. 2.1: 놀랄것 없다. 주요기능 교체 도중 실수로 다른 기능 몇가지가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그걸 고쳐야했다. 그러나 테스트해본 결과는 대만족이다. 이 버그를 해결하는동안만큼은 다른 새로운 버그가 발견되지 않을것 같다.
  • Ver. 2.2: 죄송하게 되었다. 한가지 빠졌다. 타이핑 에러. 그 작은 실수 한가지가 얼마나 큰 트러블을 일으켰는지 믿기 어려울 것이다.
  • Ver. 3.0: 여러분, 우리는 마침내 해내었습니다. 대부분 고객들은 만족해합니다.
  • Ver. 3.1: 물론 약간의 실수로 몇몇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당연히.
  • Ver. 4.0: 용량을 두배로 늘렸다. 이 프로그램을 쓰기위해서는 고용량의 메모리와 빠른 램이 필요할 것이다.
  • Ver. 4.1: 이번엔 한두개의 버그 뿐이다. 정말이다.
  • Ver. 5.0: 새로운 프로그램개발에 착수하는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그러나 이 버전 이후 인원삭감이 있게된다.
  • Ver. 6.0: 우리는 5.0에서 오작동시킨 몇가지 실수를 해결해야 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렸다. 고객에게 뭔가 그럴사한 이유를 대어야 한다. 대단한 기능이 추가된 최고의 업그레이드라 부르는게 좋을 것 같다.
  • Ver. 6.1: 나는 이 회사를 떠난다. 나까지 이 회사를 떠나면 내가 이 프로그램개발을 했던 마지막 연구원이 될것이다. 나는 정말이지 이 침침한 연구실에서 일하는 게 지겨웠다. 사무실 조명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아우성쳤지만 공허한 삽질이었다. 이 회사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을 더이상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떠난 후에도 여전히 이 제품을 판매할 것이다. 한푼이라도 더 벌 수만 있다면. |}}

그러므로, 사람이 재산이라고 백날 떠들지만, 종국에는 "제품"만 남게 되고 "사람과 기술"은 버리는 쪽으로 한걸음씩 걸어가게 되더라는 것.

"진입장벽"의 관점과는 다르게 "사후처리" 관점에서 바라본 이공계기피현상을 부채질하는 또하나의 현장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장 보고) --bullsajo

이공계기피현상이 뉴스프로그램에서도 주제화되고 있습니다. 정말 심한 모양입니다. 어제 방영된 보도 프로그램(프로그램 제목이 기억이 안 나네염... 제가 명칭 기억상실증이 있어서리...^^;;)에서는 카이스트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보험설계사로 나서고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위에서 여러분이 설명해주신 대로 10년 공부해서 받는 대접이 너무 형편없어서라고 TV의 주인공은 설명하더군요. 저는 문과대생으로 문과대가 이미 전공과 아무 상관없이 대학 졸업장을 따서 취직이나 결혼을 하기 위한 과정쯤으로 생각되는 사태에 대해 심히 불만이기 때문에 이공계에서 불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은 몰랐습니다. 언제나 문과대보다는 낫겠지...하며 일종의 선망을 하고 있었던 유치한 수준이었군요.

그러면서 생각해 봅니다. 이제 문과대도, 문리대도, 공대고 기피되거나, 쯩을 따기위한 학원쯤으로 전락하는 현실을... 위에서 지적된 대로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겠죠... 과거엔 어땠을까요? 인간이 돈이 되지 않는 학문에 언제 돈을 투자한 적이 있었나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과거 철학에 돈이 투자되었던 시절이 그리스, 로마 시대였다면 그건 그게 돈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당시 소피스트들이 판을 쳤던 사실을 보면 추측이 되는데요. 제가 역사를 잘 아는 것은 아니라서... 역사를 전공하신 분들도 저의 의견에 동의하시는 지는 모르겠네요.

특히나 한국과 같은 소국은 한정된 자원을 여러 부문에 방만하게 투자를 하다간 결실을 얻기 어려울 겁니다. 위암이 runx3(렁스 3 유전자)의 억제에 기인한다는 연구발표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배교수(ㅋㅋㅋ 이건 기억 납니다. 일요일 저녁 8시 KBS1 일요스페셜의 내용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가 한계라서 어느 대학 교수인지는 생각이 안나는 군요. 충북대 아니면 충남대인데... 의과대학인건 기억나네요...) B) 가 국가의 연구지원금을 타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이겠지요. 물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자신의 전재산을 연구에 털어넣고 있는 배교수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구요. 그리고 한국 정부가 적어도 그 정도 연구라면 나노산업이나 인터넷 산업이 아니더라도 연구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전자공학 연구를 제쳐 놓고 위 두 산업에만 연구지원금을 주려하는 정부의 목적도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군요. 결정이라는 건 언제나 어려운 문제인 듯 합니다. 우린 어쩌면 자연과학에 해당하는 노벨상을 꿈꾸어서는 안되는 건지도 모르지요. 음... 슬픈 현실인걸요.

(TV reprot) --

님의 말씀 중에 "과거 철학에 돈이 투자되었던 시절이 그리스, 로마 시대였다면 그건 그게 돈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당시 소피스트들이 판을 쳤던 사실을 보면 추측이 되는데요." 가 있습니다.

Aragorn도 그리스 시대에 대해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어서 피상적인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는데, 이 시절의 사람들은 대부분 신분제의 특권을 바탕으로 생계유지에 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대를 이어 상속된 재산이 있었고, 그 재산을 관리해주는 집사가 있었고, 노예를 통해 노동력을 확보하던 때였습니다. 그리스, 로마의 문화가 번창한 것은 모두 자본의 논리와는 별개로 정복과 지배를 통해 만들어진 잉여가치를 문화로 꽃피운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대 유럽의 문화발달도 마찬가지였고, 조선시대에도 지배계급인 양반은 평생 학문에만 정진해도 먹고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이렇게 충분한 부를 축적한 계층이 엷고, 있다손 치더라도, 이들 계층에 통용되는/지배적인 문화와 정신이 딱히 없습니다. 모두가 다 먹고 살기에 바쁜, 전체 사회의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열심히 뺑이쳐야 하는 부품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죠. 아직 우리나라에서 연봉 1억 받으면 매우 많이 번다는 것이 절대적인 인식인데, 실제로 연봉 1억 받는 사람의 말에 따르면, 휴일에 관계없이 뺑이치면서 일해야 하고, 몇년 일해서 노가다에서 손 뗄 수 있는 비전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봉 1억 받아봐야 서울 강남에 30~40평짜리 아파트 사는 건 어렵다는 이야기였죠.

20세기 초를 배경을 한 영화를 보면, 예를 들어 EnglishPatient 같은 경우, 주인공인 알마시 백작은 직접적으로 돈도 안 될 것 같은 북아프리카 사막 탐사, 지도제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자기 돈으로 비행기 사서, 비행기 굴리면서. International Sands Club의 멤버라고 하는데, 국적이 제각기 다른 이들이 각자의 정부로부터 엄청난 뒷돈을 받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저 아프리카가 좋아서, 비행기가 좋아서, 그런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죠. 그리고 전쟁이 나자 휘말리게 되긴 하지만요.

요즘 드는 생각은, 무적 칼퇴근 공무원이 이러한 문화 생산 활동을 하는데 적격인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것입니다. 6개월 정도 히말라야 등반을 한다거나, 남극 탐험을 한다거나 할 수 있는 건, 공무원이 아니면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느낌에 자본주의와 적어도 신분에서의 평등이 사회를 지배하면서 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군요. 누구나 사회의 피라미드에서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이건 우리학교 사회심리학 교수님이 하신 말씀과 비슷하네요. 타인의 지위를 인정해 주지 않음으로 주변의 잘난 모든 사람과 경쟁하게 되면서 사회적, 개인적 손실이 만만치 않다는 거죠. 뭐, 스트레스만해도 짐작이 가잖아요. 처음엔 그 교수님이 자기가 이제 교수니까 아쉬울게 없어서 저런 말을 하나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좀 정리해 봐야 겠습니다. 어쩜 인간이면 누구나 사정만 되면(돈 있고, 시간 남고;;) 학문탐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곤 했는데 그 단순한 생각이 맞을 지도 모르겠군요. 생각 좀 정리하고 다시 오겠습니다. 갑자기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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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개선 위한 건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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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공계,병역특례 개선 요구




건 의 문



존경하는 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님 귀하


희망찬 임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국사에 전심전력하시는 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님의 노고에 충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외환위기로 촉발된 지난 수년간의 경제난국은 국제수지 적자로 인하여 야기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근본원인은 고비용·저효율 산업구조에 있으며 이는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 부진에 기인하였음을 확신합니다. 이에, 우리 서울대학교 이공계 대학 교수 일동은 우수한 과학기술인력과 첨단기술연구가 경제위기 극복과 선진국 대열 진입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임을 인식하고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에 더욱 정진하고 있습니다.


93년 말 제정되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 제도"는 이 제도에 의한 박사/석사/학사학위를 배출하기 시작한 지 불과 7년에, 과거 해외로 유출되던 이·공계 우수 인력이 국내 산업체로 진출하게 함으로써 그 효과가 산업계 전반에 확산·정착되고 있습니다. 이 제도에 의하여 이·공계 분야의 우수 고급인력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적인 제조업체에 대거 채용되어 제품개발의 주역이 된 이래 이들의 제품의 기술 경쟁력이 강화되어 수출 및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병역특례 제도가 시작된 이래 이·공계 대학의 교육 및 연구는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습니다. 유명 해외 학술지 게재 논문 숫자가 수년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대학원 학생수도 대폭 증가되고 벤처기업 창업이 크게 활성화되어, 해외 두뇌 유출이 급격히 감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어려운 이·공계 공부를 기피하는 경향이 크게 심화되고 있습니다. 수학능력시험 응시 추세에서 알 수 있듯이 고교생의 이·공계 지원율은 98년 42%에서 2002년 27%로 급격히 감소하고, 지원자 수는 37만 5천명에서 19만 9천명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의 정원배정이 최근 벤쳐기업에 치중되어, 우리나라 수출의 주력을 담당하고 있는 전자회사, 조선업체, 자동차 제조회사등 대형 제조업체에는 크게 감소하여 거의 정원배정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수한 이·공계 인력이 주요 제조업체에 유인되지 못하고, 이러한 경향은 이·공계 지원 기피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벤쳐기업 산업기능요원(고졸 대상)의 대체복무기간은 3년으로, 석·박사 대학원 전문요원의 대체의무 근무기간인 5년보다 적고 유리해서 우수 고급 대학생들이 졸업전에 고졸 신분으로 벤쳐기업에 대거 취업함으로서 우수 인력 양성의 요람인 대학원 진학률도 크게 저하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공계에 우수 인력을 유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병역특례 개선방안을 건의하오니 선처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앙청합니다.


첫째 : 대체의무근무 연한을 벤쳐기업 산업기능요원의 근무연한과 같이 3 년으로 통일하여 주시기를 건의합니다.


둘째 : 이·공계 대학원의 활성화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석·박 사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의 병역특례 정원을 대폭적으로 증원하여 주시고 특히 대형제조업체 산업기능요원의 정원을 대폭 확대하여 주시기를 건의합니다.


경제위기 극복과 국가발전을 고대하는 전국민의 열망, 그리고 이를 성취하고자 전심전력하시는 김대중 대통령님과 정부의 노력에 부응하고자 우리 이·공계 대학교수들은 교육과 연구에 계속 정진할 것은 물론 병역특례생을 더욱 엄정히 관리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공계 병역특례를 더욱 확대 개선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건의하는 바입니다.



2002년 2월 4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장 이 장 무
농업생명과학대학장 류 관 희

약학대학장 천 문 우
자연과학대학장 박 성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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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세계 톱에 도전한다' 썩는 플라스틱 개발-이상엽 박사
이 기사는 어떤가요? 기사에 나온 이상엽 박사가 (지금 현재 한국의 실정상) 지향할 수 밖에 없는 과학자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상황 때문이 아니더라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있을까요? 저는 다소 회의적인데, 다른 분들도 한번 읽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네요.--흐름

이상엽 박사의 이야기를 조선일보 스타일에 따라 소설 쓰듯이 재구성한 것이라고 봅니다. 제 경험으로는, 신문기사는 소설에 가깝습니다. --Aragorn

위의 조선일보 기사에서 이상엽 박사의 "제가 세계의 ‘넘버 원’인 분야에서도 저보다 훨씬 뛰어난 가상(假想)의 적이 있어요. 항상 그놈을 따라잡으려고 합니다.” 라는 언급을 보니 연구를 마치 기록갱신을 목표로하는 마라톤 대회로 보는 감이 있지 않나 싶더군요. 글쎄요. 그 분의 연구에 대한 목적의식을 저로서는 공감하기가 힘든 구석이 있었고, 성공한 한 인물의 뜻있는 전달 메세지에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메세지에서 빠졌다기 보다는 어쩌면 그의 삶 전체에서 숭덩 빠져있는 것일수도 있을 것 같군요. 무엇이 빠진걸까요. --bullsajo

[http]이상엽 박사의 말들은, 굉장히 솔직하고 자신에 차있는 말들이지만, 자기 자신 자체라든가 삶에 대한 보다 고유의 의미 부여가 없다는게 부족해보이는 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신이 상품이다'라고 생각하는데, 상품에 부가된 의미가 정보용량이나 속도, 그리고 부에 대한 강렬한 욕망의 긍정, 이정도가 자신과 타인에 대한 평가 요소고, 그외에 나머지는 별로 쓸데 없는거다, 이정도처럼 보이죠(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습니다.).

'난 이 일을 미칠 정도로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 돈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좀 (석연찮은) 뻥이 섞였어도 이정도 공공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말이 더 그럴 듯하지 않을지요. (이게 스필버그 사단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했던 답변 내용이었습니다. 재산이 얼마되는지 쉽게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번 사람들이죠.) 역사를 거슬러 올러가던 내려오던 간에, 오로지 경쟁력을 인정받고, 돈 버는 것밖에 모르는 인간들이나 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언제 한번 엿을 먹여주고 싶다'인 듯 합니다. 그들의 '탐욕' 때문에 여기저기서 굶어죽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위엄도 챙길 수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있는 세계의 현실을 보자면 말입니다. 사람이 정말로 남들보다 앞서고 빠르고, 돈에 대한 보다 강력한 욕망의 도구가 되어야만 제대로 '생존'하는 존재일까요?

혹, 진실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갖가지 구별되고 구분된 의미 선상에서 돈을 벌고, 학문을 닦고, 자기 생활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로부터 한개인이나 기업이 인정받을 수 있는 '나름의 경쟁력'을 더 갖는 방법은, 자기의 솔직한 욕망을 까발기는 것보다는, 약간 우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에 맞추어 밝혀가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맥도널드'사는 2002년 4월 28일 현재'이제서야 그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후발주자적인 다국적 기업'처럼 보입니다.

--Roman

이공계 기피 현상이라는 것을 넘어서서 당장 돈되지 않는 학문에 대한 경시풍조 자체에 대해서는 인문계열도 비참하고 난감한 곤욕을 같이 치루고 있는 처지입니다. 특정의 인문계열 학과를 나온 사람들이 당장 취업의 문 앞에서 받는 압력과 천대라든가, 전문직으로 분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학과로 치부되는 모호한 특성을 가진 다종의 학과들, 기초 과학이 천대 받고 있는 이상으로 천대 당하고 쓸데없는 것으로 내쳐지고 있는 순수 학문분야를 공부한 학생들은, 공중에 붕떠버리는 고급 실업자 대열에 차곡차곡 들어섭니다. 학원 선생이 되어서 돈을 (많이) 버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만, (그 어려운 공부를 나름대로 해놓고, '(겨우) 먹고 사는 영 딴 일'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은 그 개인에 대한 상당한 고통이자, 교육 인력의 손실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초 과학이라든가, 순수예술 분야, 순수 인문학과, 그리고 수많은 이공계열과 인문계열 분류학과들 속에서,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고 옆으로 쳐넣고 있는 분야들이 실상은 가장 경쟁력을 높여주고,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고, 강력한 자본의 유입을 불러올 수 있는 통로임을 고려하지 않는, 이른바 근시안적인 분위기가 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을 큰 문제로 바라봅니다. 원천기술이나 사상, 그리고 삶을 의식적인 차원에서 이해하는 방식들에 대한 보다 '생산적인 교육'이 없는 사회는 이를테면, 당장 내일이라도 앙꼬없는 찐빵임을 들켜서 쓰레기통으로 쳐박힐 수 있는 신세라고 생각합니다.

대안으로서 이같은 풍토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은, 어디까지나 '천대받는 학문'분야의 학생과 교수등등 참여자들이 '이것도 돈이 분명히 되는 일이다'라는 실증적 사례와 그 자신 실제로 벌어들이는 모습을 사회에 내보이는 것입니다. (이 일에는, 초인적인 능력내지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쉽게 될 일이었으면, 이미 되었을 테니까요.) 자신이 배운 것을 제대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이 세계가 인정하도록 만들던지, 아니면, 인정할 수 있는 모습으로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정보를 제대로 대중에게 납득시킨 사람들은 나중에 그 댓가를 크게 받게 되어 있습니다.

캐나다는 산업의 약 40% 정도가 FTA(자유무역지대)인 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도태되고, 잠식 당한 탓에 수많은 학생들이 졸업하고나니, 한 반수 가까운 학과 졸업생들의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 봉착한 나라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미국인 강사들보다 싼 임금으로 한국을 찾는 수많은 캐나다 인들로, 영어학원 강사진들을 메꿔넣을 수 있었죠.

각 국의 점차 증가하는 고용불안과 이직율 증가 등등의 경제적 여건 악화 상황은, 전세계가 "글로벌라이제션(GLOBALIZATION)"하는 과정에서, 타국과 비교해서, 도태되는 산업과 경쟁에서 앞서가는 산업의 교환되는 현실이 맹렬히 빗어내고 있는 현상들입니다. 국가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확답받을 이유를 정확히 대중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어필하고, 이공계열 학과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정치인들을 보다 많이 선출하도록 하는 이공계인들의 노력, 그리고 자신의 학문의 필요성을 어느정도 경제적으로도 납득시켜주는 것 등등이 '현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방법들로 다채롭게 요구됩니다.

--R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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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대학의 과학부

정보출처 La Recherche
원문언어 프랑스어
출판날짜 2002년 05월 00일
국 가 프랑스
주제분야 과학기술일반-기타(A50)


과학에 대한 무관심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최종적인 통계수치는 경고가 되고 있다. 대학 1기 과정(한국의 대학 1~2 학년 과정)의 인원은 1995년과 2000년 사이에 물리학과의 경우 거의 반이 줄었고(-46.7%), 자연과학과 생명과학의 경우 1/4 이상이 줄어든(-26.8%)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학의 경우이다. 프랑스의 교육체계는 대학과 고급 전문인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 기관으로 그랑제꼴로 나뉘어지는데, 대학이 학생 수의 감소로 비상이 걸려있는 같은 시기에 기술자 전문의 그랑제꼴의 경우는 23.7%의 증가를 보였다.

젊은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현상은 세계적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프랑스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에서 2000년에는 증가했지만 2001년에는 감소를 보인 바깔로레아 “S”(이과 대학입학 자격시험) 취득자들이 과학이 아닌 다른 계열로 빠져나가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그 비율은 오늘날 32.5%에 이르면서, 5년 만에 5.6%가 증가했다.

시대적인 현상으로 약학도 감소하고 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고등교육기관에 새로 입학하는 총 수가 3.8% 감소한 데에 비해 약학과에 새로 등록한 학생은 9.6% 감소했다. 그랑제꼴 입학을 위한 준비반의 경우 1995년에서 2000년 사이 총 7.3% 감소했다. 한편 이 기간 동안 인구통계학적으로 총 바깔로레아 취득자의 수는 5% 감소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대학에 등돌리는 현상은 과학 분야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올해 법과와 경제학에서도 약학만큼 감소 추세가 관측됐다. 흥미를 잃어가는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충분히 선별적이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계열에 관계된다. 교육부 장관도 강조하듯이 단기공과대학(IUT), 고등 기술학교, 공과 그랑제꼴의 준비반, 상업 경영 학교 등 “엄격하게 선별되는 계열들”은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입학률에 있어서 상대적인 부진을 보였던 그랑제꼴 과학부 준비반은 올해 다시 반등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바깔로레아 취득자의 수가 3.8%가 감소한데 비해서 과학부 준비반의 지원자는 0.8% 줄어들었다. 의학부 지원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서 0.8% 감소에 그쳤다.

이는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는 현상이 계속되는 것은 전체적으로 사실이지만, 외면만큼 심각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바깔로레아 취득자들이 대학을 회피하는 현상이 보이는 것은 대학 학위가 원하는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우려에서이며, 불행하게도 이는 현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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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병역특례 확대 - 6개월 ‘박사장교’ 신설

구자룡/동아일보 기자
2002년 6월 12일 bonhong@donga.com

이공계 출신의 병역특례 인원이 현행 3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어나고 의무근무기간도 60개월에서 42개월로 줄어든다. 공과대학 학사와 석사과정을 통합한 ‘4+1 과정’도 추진된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줄이기 위해 ‘산업발전장학기금’을 조성해 매년 5000명의 고교생과 대학생에게 130억원가량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매년 1000억원가량의 ‘산업기술인력 자금’이 투입된다.

산업자원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산업기술인력 수급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이달 중 산업기술발전심의회에 상정된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키로 했다.

대책에 따르면 이공계 석박사 과정 학생에 대한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제도를 확대해 매년 500명 규모의 박사 출신자들이 6개월간의 훈련을 통해 병역을 마치는 한시적인 ‘박사장교제도’를 국방부와 협의키로 했다.

또 내년부터 연간 100억원을 들여 공대 주력기간산업 관련학과 2, 3학년 재학생 1000명을 뽑아 1000만원가량을 지급해 1년 동안 해외 산업기술현장에서 연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내년에 200개팀을 선정해 연간 최대 1억원씩을 지원한다.

산업계는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해 매년 ‘산업별 필수 이수 교과목 리스트’를 만들어 대학에 주고 대학은 공대의 교과과정에 이를 반영하는 등 ‘산학 협동교육’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산자부 대책은 다른 부처가 형평성을 이유로 소극적인 데다 기금조성 등에서 민간업체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도 있어 시행과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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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위성, 계약직 연구원 작품

{{|"겉은 화려한 위성 개발의 주역이지만 속은 그렇지 못합니다." 지난 27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관측위성 ‘과학기술위성 1호’가 발사된 뒤 연일 교신 실패를 거듭하다가 3일만에 첫 교신에 성공한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 ‘국가 우주개발 프로젝트’의 주역인 이들은 화려한 수식어와 달리 모두 계약직 연구원으로 지난 5년 동안 연구개발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열악한 이공계 연구현장의 씁슬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from [http]기사 (2003.10.02(목) 편집)|}}

이공계기피현상, 이공계만의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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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자들이 느끼는 이런 감정은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논의가 심화하면서 과연 이런 문제가 이공계에서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인가라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비이공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 박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른바 고학력 실업자들에 대한 논의도 간간이(지금의 이공계 위기론처럼 크지는 못했지만) 불거져나왔다. 이공계에서 실력 있는 학생들이 돈 잘 버는 의대 계열로 몰리듯이, 비이공계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전공과 관계없는 고시로 몰리는 사태가 빚어져왔다. 게다가 그동안 애써 시장으로부터 초연한 듯한 인상을 풍기던 대학들이 몰려드는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발벗고 시장원리를 들여오면서 기초학문이 설자리를 잃은 현상도 이미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아니다.

요즈음 아이들이 자기 뒤를 이을까 걱정한다는 대덕의 아버지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는 주위에서 부러운 눈길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철학이나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수십년 전에 그 전공을 선택할 때부터 부모들과 한바탕 설전을 벌여야 했다. 따라서 그 본질을 파헤쳐보면 이공계 기피현상을 통해 제기된 위기론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이른바 ‘돈 되는 분야가 최고’라는 무분별한 시장원리가 대학을 지배하고 확산되면서 기초학문 전체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공계는 기피되어야 한다

1. 이공계기피는 당연한 현상이다. 사회가 발달할 수록 서비스업의 업종은 다양하게 분화되며 늘어나고, 기술직이나 제조분야의 요구는 줄어들게 되어있다.
2. 이공계기피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필요없다. 인원수가 줄면 자연스레 시장경제가 해결해 준다. 현재 이공계생은 지나치게 많다. 몇년전만해도 문/이과 비율은 거의 50:50이었다. 85:15정도는 되어야 적정수준일 것이다.
3. 결국 과학기술력의 부재로 해외의존이 늘어나고, 이 나라의 과학기술기반이 무너지게 된다면 - 그게 뭐가 문제인가? 무너질만큼 무너져봐야 시스템은 새로 창조된다.
4. 이공계, 특히 자연과학은 이미 보상을 받고 있다. 자신이 하고싶고, 알고 싶은걸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 금융종사자는 자신과는 관계없는 돈을 섬기는 댓가로 많은 돈을 받는다.

요구가 줄어든다->기피되어야 한다? 풀어쓰면 '줄어드는 요구에 맞춰 공급를 줄이기 위해 기피되어야 한다'라는 말일 것이다.
인력비율 측면에서 조정되야 하더라도, 기피되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기피되는 것을 가정하고 예를 든다면, 100명이 달리기 경주를 하는데 골인 지점에 10개의 '의료계', 10개의 '사법계', ..., 10개의 '이공계'라는 빵이 있어 선착순대로, 선호하는 빵을 주기로 하자. (달리는 조건은 같다고 한다.)
당연히 기피되는 빵은 달리기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선택하게 될 확률이 높다. 이것을 볼 때, 높은 확률로 기술직이나 제조분야의 수준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분야별 능력이 달라지지만 그것을 고려해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된다. 한 사람이 직업을 선택할 때의 고려사항은 적성, 취향, 보상이 있다. 어떤 사람의 능력(적성)이 이공계 능력 10, 다른 분야 능력중 가장 높은 수치가 8, 취향은 모두 같다고 하자. 보상, 기피현상으로 인해 다른 분야를 선택한다면 역시 전체적으로 질이 낮아진다.
이건 마치 100명의 취업희망자중 50명을 뽑을 때, 상위 능력자 50명을 뽑는 것이 아니라, 자기 회사가 다른 회사에 비해 얼마나 나쁜 근로조건(대우, 인금...)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서, 희망자를 50명으로 줄여버리는 방법을 취하는 것과 같다. (50명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는데다가 능력있는 사람일 수록 다른 회사를 선택할 것이다.)
그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기업에게(혹은 다른 주체에게) '합리적일 것'을 기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비합리적인 정책을 고수한다면, 망하게 되겠지요.
기업은 요구가 줄어든다고 기피하는 방법으로 공급을 줄이는 '비합리적방법을 선택'하는 시스템을 비유한 겁니다. 그런 시스템은 말씀하신대로 망하겠지요. 여기서 시스템은 사회에 대응되겠습니다.

질이 낮이지면 경제에도 타격이 오겠고, 국방문제도 더욱 외국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국가의 존속, 애국심이란 것을 상위 가치로 인정하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저는 (근대 한국에 대한 )애국심은 별로 없지만 국가라는 사회에 소속된 이상 사회의 안정성 관점에서 이야기한 겁니다. 개인보다 상위 또는 하위라고 나누는 것 없이 그냥 '사회의 안정성에는 이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라고 이야기한 겁니다. 제 의견이 틀려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라든지, '어떠어떠한 것이 국가의 존속이나 애국심보다 중요하다.' 같이 의사표현을 분명히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로서는 질문 중에 상위가치가 '어떤 것'에 대해 상위가치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문제를 발견되었을 때 고치지 않고, IMF같은 극단적 상황까지 가서 그와 같은 진통을 겪으며 고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무너질만큼 무너져봐야 시스템은 새로 창조된다'->시스템이 저절로 창조될리 만무하다. 그럼 재창조하는 이는 누구일 것인가?
그냥 무너져 사라져버린들 어떻겠습니까. 꼭 살려야 할 이유가 있나요.
일단 해당분야에서의 외화획득력이 줄어들고, 해당분야의 기술을 해외에서 들여와야하므로, 또 그만큼의 외화가 나가게 됩니다.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다른 이유를 더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역시 의견을 확실히 해주십시오. 질문하시는 분의 생각이 '그냥 없어도 될 것 같다.' 인지, '이러저러한 것을 고려해볼 때 꼭 살려야 할 필요는 없다.' 인지 판단이 안됩니다.

어떤 학생은 자신과 같은 점수를 받은 학생은 A학점을 받았는데, 자신은 C학점을 받아 부당하다며 교수에게 학점을 고쳐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 교수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는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강의를 들었네. C학점만으로 만족하게." -이상일
그것은 적절한 비유가 아닙니다. 돈이 유일한 가치로 척도될 수 없으며, 또한 교수님 맘대로가 아닌, 사회시스템에 의한 현상임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려면, 돈버는 기술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경영,경제학도들은 돈버는 기술을 대학내내 배웠으니 당연히 돈을 잘 벌겠지요. 공부를 하는 것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학점은 돈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대우를 뜻합니다. 게다가 자신이 하고싶고, 알고 싶은걸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 라고 하셨는데, 이는 학문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로서 사회가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사회의 보상으로 연결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제가 뜻을 다르게 파악해 말씀하신 분의 뜻은 '개인적 만족감+사회적 보상,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라는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 만족감은 그야말로 개인적이기 때문에, 이공계, 상경계 하는 식으로 구별될 수 없으므로 오류입니다. 교수이야기는 이 오류를 비유한 겁니다. 변호사나 의사는 돈과는 관련없는 것을 배우지만, 돈도 잘벌고 대우도 좋습니다. 아직 직장생활을 못 해봐서 잘 모르겠만 커뮤니티 같은 곳을 통해 들리는 말에의하면, 정규근무외의 초과근무의 경우, 자신이 하고 싶은 만큼만 일할 수 있으면서 직업유지하기 힘듭니다. 프로젝트 진행 중에는 스카웃 들어오면 갖은 애원과 협박을 동원해 붙잡고는 끝나면 내치는 경우를 당했던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쪽에선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server가 마비되어도 당장 고치라고 강제로 못한다고 합니다. 의향을 묻고 초과수당을 지급하는 서비스 형태입니다. 미국도 위의 85:15의 비율인 나라인데 대우가 다르지 않습니까. 공부를 하는 것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돈을 많이 버는 일을 하고 싶어, 또는 같은 직업이라도 돈을 더 잘 벌수 있는 능력을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대학별, 학과별 수능점수 배치표에 상위 랭크된 학과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해보십시오.

학자의 의무는 과학적인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학문적 관점에서 사회 생활의 매우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움베르트 에코

요즘 뉴스를 접하다보면 너무 화가 나서 나도 한국이라느 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현실감이 전혀 들지 않은 액수의 정치자금이 거래되는 나라에서 고작 고무보트 3척으로 극지의 환경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 거리에는 얼어죽는 동포, 금융계 직원의 연봉이 이공계 최고 연봉인 삼성전자 직원보다 두 배인 현실...

어쩌다가 이공계가 한국에서 이런 푸대접을 받게 되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외적인 원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었고 저도 그것에 대해서 동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얼만전 에코의 짧은 글에서 어쩌면 우리 이공계 스스로가 이러한 현실을 만들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상적으로 생각한다면 사회 제도는 대중의 상식 즉 평균적 개념에 수렴하도록 진보하고 운영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도 시간적, 양적, 질적 간격은 있겠지만, 그 차이가 최소가 되도록 합의해 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특수한 지식이나 정보가 반영되기 위해서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지식사회, 지식경제와 같은 멋진(?) 말이 나오기 전에도 현대인 대부분은 정보와 지식을 재생산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에코의 표현대로라면 현대인에게 전통적 의미에서의 학자적 태도가 꽤 요구되는 것입니다. 사실, 학문을 자체를 즐기는 학자적 태도는 이공계 뿐만아니라 대학교육자에서는 필수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 에코의 말에 투사시키면, 과연 이공계 출신들인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했는가라고 자문할 수 있습니다.

80년대 90년대 학생운동이 활발할때도 도서관에서 공부에 매진하던 많은 학생들은 이공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90년대 중반 이후에도 토익점수와 전공에만 연연해하면 -- 물론 기업에서 기준으로 내세웠으므로 -- 사회적 이슈에 무관심했던 것도 이공계였습니다(인문사회계열은 전공 자체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무관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혁명적이라고 불리는 IT 기술의 진보와 인터넷의 보급에서도 초창기 많은 활용을 하던 이공계들도 결국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활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회분야의 사람들은 IT 기술을 이용해서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였습니다. 결국 이공계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만들고 현실화 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대중과 커뮤니케이션 하기위해서 그 매체를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사회 체계는 점점더 이공계 특수성이 반영되기 보다는 다른 분야의 특수성이 비중있게 자리하지 않았을까요?

사례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그냥 언뜻 드는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ㅎnㅂrㄹrㄱi

무엇보다 물질적인 가치관으로 개인의 성취를 판단하는 가치관에 대한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 이공계기피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사항이 아니라 세계여러나라에서 문제시되어지는 것이지만 이공계인력에 대한 대우가 근본적으로 향상되기를 바라는 것은 역시 부의 분배문제와 연관되어지는 것이라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매우 어렵습니다. 여러 노스모키안들이 지적하듯 돈을 위해서 학문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자체에 대한 지적욕구가 학문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동인인것은 두말할 것없는 사실입니다. 학문적 성취에 대한 보상은 물론 개인스스로의 희열과 보람에서도 오는 것이지만 국민들이 이를 인정해주고 국가가 이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줄때 더욱 값진 것이 될 수 있겠지요. 언제나 남들과의 비교로 피곤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생은 얼마나 슬픈 현실입니까. 공부잘하는 것을 기술정도로 치부해버리고 눈앞의 이익에만 목매는 근시안적 태도가 이공계기피현상의 이면에 있는 우리들의 현주소가 아닐런지요.---Echo

이공계 위기론에 대해 읽을 만한 글이 있어 링크합니다. http://hyuksang.cafe24.com/archives/000220.html --리듬
대책이나 예시등에 있어서 다소 이상주의로 흐른면은 없잖으나, 최근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놓치고 있는 것을 잘 지적하고 있는 좋은 이야기인듯 합니다. --gerecter

최근 조사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이 취업보다 전공공부가 어렵고 흥미가 없어서라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http]야후뉴스검색 --Ciel

거대 담론일지 모르지만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글이어서 노스모크에 연결해봅니다.--Jr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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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푸대접’ 향해 쏘는 한 젊은 물리학자의 直說 이종필 물리학 박사 (gaius17 at hanmail dot net)의 글 [http]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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