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보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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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 보호석은 비워놓아야 하는가?

집에 가는 전철역에서 가끔 보는 상황을 또 보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전철의 노약자석은 항상 비워두도록 되어 있다.

어떤 여학생이 노약자석에 앉았는데, 옆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그 여학생에게 "이 자리는 앉는게 아니야!!!"라면서 야단을 치셨다. 그 여학생은 "노인분이 오면 양보하면 되잖아요" 하면서 계속 앉아서 할아버지와 언성을 높혔다. 앞자석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께서도 한말씀 " 앉는 것 자체부터가 기초질서를 안 지키는거야 어른이 얘기하면 잘못했습니다 하면 되지 왜 말대꾸야" 그 여학생은 그래도 자기 주장을 얘기하면서 몇 정거장을 그렇게 계속 앉아 있다가 무슨 얘기를 하더니 훌쩍 내려버렸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앉아 있고, 노약자석만 비워져 있다. 몇 정거장이 지나도 사람들이 많이 타지 않고 여전히 노약자석은 비워져 있다. 노스모키안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궁금해 했다. 잠시 앉았다가 자리를 할머니께 비워드리면 안 되는 걸까? 아님 처음부터 앉지 말아야 하는 걸까?





1. 반대 : 합리적인 사용이 바람직하다


윤구현은 한 할아버지와 노약자보호석을 두고 싸운 적이 있다. 나는 대학시절 성북에서 용산으로 가는 국철을 성북에서 타고 용산에서 내렸다. 종점에서 타는 사람은 어느 자리든 선택의 여지는 많았다. 그러나 현재 노약자보호석으로 쓰이고 있는 자리들은 아늑하고 선호되는 자리였기 때문에 평소와 같이 앉아서 로마인이야기를 읽고 있었다. 그런데 중간쯤 지났을 때 한 할아버지가 이상한 조끼를 입고 와서 나보고 일어나라는 것이었다. 나는 '자리가 필요한 분이 오시면 양보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처음부터 반말로 시작했던 그 할아버지는 막무가내였다.SeeAlso 나이많은게자랑이냐 5분 여의 다툼이 있었지만 꿋꿋이(SeeAlso 한글기계화) 앉아 있었다. 윤구현은 이 노약자보호석이라는 제도가 생색내기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현실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지만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법에 맞도록 지하철을 고치려면 아마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소모될 것이다. 그러나 지하철에 '여기는 노약자보호석입니다'라고 붙이는 데는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우리는 열심히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협조해주지 않는다"라는 변명을 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회피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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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 1조 (목적) 이 법은 장애인 · 노인 · 임산부등이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 및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이들의 사회활동참여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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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노약자에는 老와 弱한 사람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이 弱한 사람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젊지만 추간판수핵탈출증이 있을 수도 있고 고혈압일 수도 있다. 당신은 백혈병이 있는 젊은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리를 양보하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앉아있는 친구가 청각장애인이었다면(청각장애인은 도심을 다닐때 육체적인 피로가 크다. 지형을 판단함에 있어 청각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지난 밤 야근이나 밤새 보고서를 작성한 젊은이는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가. 그리고 한달에 병원에다 15만원씩 꼬박꼬박 갖다주는 나는 强者란 말인가(물론 나는 아주 팔팔하다). 요지는 자리의 양보는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자리든지 내가 양보할 마음이 있으면 양보하는 것이고 육체적으로 피곤하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빈자리를 내버두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
동의한표 거북이

한국 사회, 적어도 한국의 지하철에서 노인은 약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노강자(老强者)가 아닐지. :) 오로지 나이만을 앞세울 뿐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고, 어떤 사정도 이해하려 들지 않으니까요. 지하철에서 가장 큰 소리로 떠드는 것도 그들이죠. 제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Puzzlist



지양은 노약자석을 제외한 모든 자리에 사람이 앉아있는 경우, 일단 옆 칸으로 가본다. 마찬가지 상황이면 노약자석에 앉는다.



2. 찬성 : 그러나 서로 배려하는 마음 잃지 말아야


그 자리에는 한글로 "노약자나 장애인들을 위해 비워둡시다"라고 써있지요. ChatMate는 나이드신 분들을 위한 배려로 비워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 가끔씩 그쪽에 앉은 젊은 사람들을 보고 '한글 못 읽나' 싶은 생각을 했었지요. 지금은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거니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앞뒤 사정도 모르고 쉽게 다른 사람에 대해 판단한다는게 얼마나 무서운건지 알게 된거지요. 가령, 종종 '아줌마들은 자리 찾는데는 세계제일'이라는 식으로 중년층 여성들을 쉽게 매도하면서, "골다공증과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사정으로 무릎이 약해져 앉아야만 하는" 어떤 아줌마의 절박한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지지요.

하지만 노약자석 문제라면, 그래도 비워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발칙한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반석에 와서 비켜줬으면 하는 눈치를 보이며 왔다갔다하는 분들께는 "노약자를 위해 마련된 노약자석"으로 가서 당당하게 비켜달라고 요구하시지, 일반석에서 다른 사람들 눈치 주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질 때도 있거든요. ChatMate는 나이 드신 분들께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던 기억은 없습니다만, 경우에 따라선 그런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합니다. 특히 위의 이야기에서 "어른이 얘기하면 잘못했습니다 하면 되지 왜 말대꾸야"라는 식으로 권위로써 억압하는 것에는 무척 반발하고 싶어집니다. SeeAlso 나이의계급사회, 우리에게서나이라는것 --ChatMate

3. 중도적 입장


무슨 기능성 음료광고에 '자리가 비어 있어도 비워둬야 올바른 청년'이라는 식의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지하철이 미어 터져도 그 자리는 비워둬야 하는가? 젊은이라도 필요하다면 앉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계속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른바 '노약자석'이 아닌 일반석에서도 노약자가 앞에 오면 일어나서 자리를 권하는게 인지상정 아닌가? 하물며 노약자석에 계속 앉아 있을 강심장은 드물다.
청년이건 노인이건 지하철에서 서 있으면 다리, 허리가 아픈 것은 같다. 물론 노인이 훨씬 더 힘들다. 그러나 청년이라고 서 있어도 하나도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사실을 청년과 노인이 이해한다면 서로를 공격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청년일지라도 자신이 힘들면 노약자석에 앉으라. 자신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약자인 것이다. 그러나 책을 보아서는 안된다. 주위를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는가를... 그리고 주위를 살피는 의무를 게을리하다가 그것을 지적받으면 아무 말없이 고개숙여 목례하고 그 자리를 떠나는 것만이 최선이다. 거기서 항변하거나, 대꾸없이 앉아있는 것은 자신의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고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 kcjun

4. 다른 생각


노약자 석과 일반석이 모두 차있는 상황에서 노약자가 새로 들어 왔을 경우는 어떠할까요? 그런 경우는 '그래 지금 내가 앉은 자리는 적어도 노약자석은 아니야'라는 비겁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노약자석이란게 생기면서 나는 나의 그러한 비겁한 마음을 합리화 하게 되더군요. 우리가 필요한건 노약자 석이 아니라 노약자를 정면으로 마주 볼수있는 용기가 아닐까요? 노약자가 들어오면 스스럼 없이 바로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다 봅니다. --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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