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주는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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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중요하다. 처음엔 어떤 존재가 그에 어울리는 이름을 갖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 이름에 어울리는 존재가 되어버리곤 한다.
일종의 피그말리온효과로 알고있습니다. --아무개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그 이름의 역할을 하는 자아를 갖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보통 대한민국에 태어난 사람들은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지어주신 한자로 된 두글자의 이름을 갖는다. 한글자나 세글자의 이름도 드물게 있으며 한글로 된 이름도 있으나 대부분 위의 틀에 맞게 지어진 이름을 갖고 있다. 이런 이름은 조금 딱딱한 느낌을 준다. 예전에는 호(號)를 통해 요즘에는 별명이나 통신 아이디를 통해서 한두 개의 이름을 더 갖게 된다. 직업의 종류나 직위를 부르는 것도 하나의 이름이 된다. 특정한 이름을 갖게될 때는 그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도 이름에 걸맞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예비역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으면 그에 걸맞는 존재가 되는 최면에 걸리기 쉬워진다. 복장까지 갖추면 최면의 강도는 배가 된다. 어울리는 이름을 갖는 것도 좋지만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가짐으로 단점에서오는장점의 효과를 살리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

노마필드의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에서, 필자의 기술대상이었던 여자가 자신의 어머니의 이름을 필자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인식하게 되었다는 구절을 읽은적이 있다. 그녀는 어머니가 둘이었는데, 생모와 계모의 이름이 똑같았으나, 평생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인터뷰 과정에서 말하면서 인식하게 된 것이었다. 이런일도 있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나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어느 크리스마스에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갔는데, 마침 카페의 멀티비전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영화를 해주고 있었다. 사막과 양치기와 요셉이라는 소년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당연히 예수의 아버지 요셉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야곱의 아들 요셉의 이야기였다. 그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는데, 나는 어릴적부터 그 성경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두 요셉이 이름이 같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시절 잠깐 의심을 품어본적은 있을지도 모른다.)

이름이 주는 느낌이 그 사람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기도 하고, 그 사람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일도 있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사람의 성격과 느낌이 이름과 결합하여 거꾸로 이름의 느낌을 결정하는 작용이 나에게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똑같은 기호에 대해 두개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낸 것 같다. 즉, 우리가 말할때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내 얼굴에 있는 눈을 특별한 경우가 아닌담에는 헷갈려하지 않고, 눈이라는 단어에서 각각의 문맥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처럼, 나에게 그 똑같은 이름은 각각 개별적인 의미의 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dustysnob

조금 더 다른 이야기

자신의 이름은 비록 자기가 인식 못하고 있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아주 중요하다. 심리학에서 '칵테일 현상'이라고 하는게 있는데, 칵테일 파티같이 북적 북적 여기 저기서 잡담하고 있는 중에도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언급하면 누가 어디에서 말을 하고 있는지 바로 느껴지고 신경이 그 쪽으로 쏠린다는 현상이다.

사람을 세뇌시키는 가장 첫번째 단계는 이름을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꽁꽁 묶어놓고, 고문을 하면서 '네 이름은 파연이다' 하는 식으로 강요를하고, 거기에 승복하고 다른 이름을 받아들이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세뇌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조금 섬뜩한 얘긴지는 몰라도,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말해주는 예화라 하겠다.
매트릭스와 같은 건가요? -- 최종욱

자신의 이름은 자신의 인격이고, 자기 자신을 반영하는 도구가 된다. 통신 상에서의 이름, 온라인 게임에서의 이름 등을 지을 때에는, 그러므로 신중하게 자신의 이름을 지어야할 것이다.


애니메이션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 치히로는 이름이 바뀌어 센이 된다. '수'자를 빼앗긴 채, 유바바의 고용인이 된다. 원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면 영원히 망자의 목욕탕에서 일해야 하며, 하쿠처럼 목숨을 걸고 유바바의 명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름을 빼앗긴다는 것은 생각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다. 지금은 '혜라'라는 예쁜 이름을 갖고 있는 기린의 사촌은, 한때 그 이름을 빼앗긴 채 "덕분"이라고 불리웠다. 천상 시골 사람인 그녀의 외할머니는 첫 딸이 태어나자 그래 다음엔 아들을 낳아라 하고 그 지역에서 관습적으로 붙이는 아명을 주었던 것이다. (덕분에 아들을 낳는다는 뜻이라나 뭐라나-_-)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들은 일년만에 태어났고,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그러나, 다들 그 사실을 잊고 있지만, 기린은 그것이 그녀의 인생을 결정지은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생각이 가끔 들곤 한다. 지금 그녀의 엄마는 그 아들에게 푹 빠져서 혜라는 뒷전이다. 그 아들은 어찌된 것이 아버지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연예인이 되었다. '덕분에' 거의 방치당한 혜라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혼자 처박혀 책 보는 것을 좋아하는 기린같은 아이가 되어버렸다.
DeleteMe 아주 다행입니다 ㅎㅎ

이름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 One

하이바네 연맹이란 애니에서의 하이바네들은 자신이 태어날때의 꿈을 근거로 이름을 짓는다. 꿈에 자갈길을 한없이 걸으면 자갈이란 뜻의 '레키' 꿈에서 높은하늘에서 계속 떨어지기만하는꿈은 떨어진다의 '라카'그리고 떠날때의 하이바네들은 자기 이름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좋은곳으로 떠날수 있다고한다. -- bluezodiac

원시부족 중에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숨기고 가명을 쓰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진짜 이름이 밝혀지게 되면 죽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름에 그 사람의 정수가 담겨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이름을 알면 그 사람의 일부를 가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사악한 주술사가 그 사람에게 주술을 걸기 위해서도 이름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집트신화에서 태양신 라는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은 비밀의 이름이 있으며 그 이름에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시스는 라를 독에 중독시켜서 치료를 담보로 비밀의 이름을 알아내고 모든 신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반지의제왕에서 난쟁이족도 누구에게도 가르쳐주지 않는 진짜이름을 따로 가지고 있다. -- 남용운

인디언들의 이름

인디언은 성인이 되어야 비로서 이름을 가지게 된다. 초능력을 소유한 영적인 지도자인 주술사는 사람의 성격이나 품성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조합하여 이름을 지어준다. '늑대와 춤을', '주먹 쥐고 일어서', '새벽이 오기 전에 걸어온 사람', '맑은 하늘과 같이 나타난 사람' 등등

이름에 얽힌 재밌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기억나는 게 하나 있네요. 한 인디언은 어릴 때 부터 비만 오면 들판을 가로 질러 달리기를 좋아했는데, 성인이 되어 가지게 된 이름은 바로 빗속을 달려였다죠. 세월이 흘러도 "비 속을 달려"는 항상 비만 오면 들판으로 뛰쳐 나갔다... 그러던 어느날, 비가 무척 내리던 날, "비 속을 달려"는 들판을 향해 또 뛰어나갔으나... 그 이후로 빗속을 달려를 찾을 수 없었다. 마을 어른은 그것이 "비 속을 달려"의 운명으로 여기고 그를 찾으러 나가지 않았다고 써 있었습니다. 이름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상징하고, 그 사람의 운명도 그렇게 끝난 것이죠. -- 무신
인디언식 이름짓기 , rururara:룰루랄라노래를 불러:) --rurur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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