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Zom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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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러분의 절친한 친구 술퍼맨이 죽었다.

PZombi의 정의


술퍼맨은 분명희 죽었다. 심장사 했고, 뇌사했다.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그야말로 죽었다. 그리하여 장기를 모두 기증했고, 평소 알콜 중독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궁금해하는 학자들을 위해 뇌까지 빼서 기증했다.

그런데, 다음날. 갑자기 여러분의 집앞 문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래서 문을 열어 보았더니, 어제 죽었던 술퍼맨이 거기에 서 있는 것 아닌가! 이 무슨, 공포영화 같은 상황이란 말인가.

여러분은 술퍼맨에게 어떤게 된거냐고 떨면서 묻지만, 술퍼맨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죽기 전과 그대로 마찬가지로 행동한다. 죽기전의 술퍼맨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 술퍼맨의 뒤통수를 보았더니 뇌를 꺼낸 자국이 있고, 머릿속은 텅 비어 있다. 살아 있는 사람처럼 대뇌의 판단과 소뇌의 작용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그저 어떤 이유에서 인지, 몸이 예전과 정확하게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몸의 행동이 너무나 살아 있을 때의 술퍼맨과 똑같다. 이 술퍼맨의 시체 껍데기는 여러분과 즐겁게 농담따먹기를 하기도 하고,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며, 노무현에 대해 침을 튀기며 정치적인 여러분과 정치적 논쟁을 하기도 한다. 살아있을 때의 술퍼맨과 다를바가 없다. 단 이..것은 심장은 아직 뛰고 있는 것 같아서, 저 심장에 말뚝을 박던지 하면 다시 움직이지 못하고 늘어져버릴 것 같다.

도대체 여러분은 어떻게해서 시체 껍데기가 이렇게 술퍼맨의 예전과 똑같이 움직이는지 알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자를 써서 뇌가 텅비었다는 점을 감추기만 하면, 살아 생전의 술퍼맨과 결코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뇌가 없다. 절대 살아 있는 술퍼맨이 되살아나서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원격조정일까? 아니면 악마나 마법사의 장난일까?

경악하는 여러분과 밤늦게까지 대화하더니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려면 일찍 자야 한다고 집에 돌아가려하는 술퍼맨... 아니, 술퍼맨의 시체 껍데기.

과연, 이 좀비는 술퍼맨과 다를바 없는 존재인가. 혹은 살아있는 사람인가.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이 좀비를 묶어 놓고 해부해서 연구하면 인권유린인가?


토론


명백한 인권유린 아닙니까?!!! 그 사람은 살아서 가진 것들을 죽어서는 모두 내 놓았어요. 그것들은 산 사람의 존재 방식이었기에 죽은 사람이 가질 필요가 없는 것들이거든요. 죽은 사람은 그대로 또 존재 방식이 있지 않겠어요?(유신론,무신론,사후세계 뭐 그런 얘기 아닙니다. 그 쪽으로 누군가 이야기를 끌고 가지 말아주셔요.) 우리가 익히 말하는 숨이 멎었고 뇌가 죽어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단지 '산 사람들의 법'적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법적인 것이지요. 형식말에요. 다시 말해, 죽음 판정, 그 자체로 존재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영혼의 삶, 이런 존재방식을 산 사람인 우리들이 인정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말도 있잖아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그 이름은 영혼의 삶의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그 영혼은 자의식을 갖고 의식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 많은 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죽어도 사는 사람들이지요. 보세요, 이 영혼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 이는 껍데기조차 없답니다. 껍데기조차 없이 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살고 있는 그 죽은 사람은 죽었습니까? 살았습니까? 이 뿐만이 아니지요. 어떤 사람들은 죽어서 살아 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죽어도 사는 사람들과 죽어서 살아 난 사람들을, 우리는 역사적으로 수도 없이 경험해 오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당대에서 훌륭했던 사람이 후대에서도 그대로 역사를 빛낸 사람으로 인정받은 죽어도 사는 사람들, 당대에서는 역적으로 몰렸다가 후대에서야 비로소 역사를 빛낸 사람으로 인정받아 죽어서 살아 난 사람들.

그래도 시나리오 속의 시체 껍데기는 껍데기라도 있군요. 껍데기조차 없는 경우보다 판단이 좀 더 쉽겠는걸요. 지금까지는 고기(육체)가 없는 경우의 이야기였습니다. 이번에는 고깃덩이도 있고 좀 더 '시체 껍데기'에 가까운 사례를 볼까요?

중증 치매 노인을 어른으로 깍듯이 모시고자 하는 이유를 아시는지요? 왜 그래야 하지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가요? 중증 치매 노인은 사람이 맞나요? 사람이라 판단하는 기준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중증치매노인을 사람 대접 하지 않는 것이 인권유린이라면 이야기 속의 시체 껍데기를 사람 대접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인권유린이 아닐까요? 중증치매노인은 자신 뿐만아니라 남까지 해하는 일도 셀 수 없이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의 시체 껍데기는 남을 해하는 일조차 하지 않는군요. 어느 쪽이 함께 사는 이들로부터 더 깊은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결론은 위의 생활이 있는, 삶이 있는, 시체 껍데기를 사람 대접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라 생각합니다.

--맑은 으악! 발을 잘못 담근 게 아닐까하고 심각하게 후회하고 있는 중


과학적이란것 을 생각해보고, 환원론 을 고려해서 생각해 본다면, 아마 이 시체 껍데기는 어딘가에 신경조종장치 같은 것이 달려 있어서 외부의 조종자에 의해 원격 조종을 받는 것일 가능성이 가장 커 보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정교한 일을 벌이고 있는지 파헤치기 위해서, 이미 장기기증과 해부까지 한 번 한, 가죽과 뼈, 근육 뭉치 따위, 한번 헤집는게 큰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까? :-> -- gerecter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정교한 일을 벌이고 있는지 파헤치기 위해서," 라는 목적을 내 세울 수 있는 시나리오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제시된 시나리오 속에서는 어떤 이유인지를 모른다 하였고, 다만, 시체껍데기가 살아있을 때와 다를 바가 없는 일상생활을 하고 있더라는 것만 서술되어 있었다고요. --맑은

"인간일까?"라는 물음은 일단 잠시 제껴 두고, 또한 "원격조정여부밝힘"(브라이트다아)이라는 목적도 제껴 두고서 물어 봅니다. "그 시체껍데기를 해부하고자 하는 동기가 따로 있을까요? 왜 해부하려 하며, 왜 그로 인한 윤리문제 앞에 스스로 앉혀 놓았을까요?"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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