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혹은 나이가 들어서도, 눈물을 흘리면서 보거나 들어야했던 책, 영화, 음악에 대한 이야기. 그 중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 기억나는 것들. 이세상에서가장슬픈이야기들.
목차
- 1. K3rn3l
- 2. 라이온
- 3. kuroko
- 4. musiki
- 5. 윤구현
- 6. Normalct
- 7. Roman
- 8. Jamie
- 9. RockAsian
- 10. nonfiction
- 11. summerkid
- 12. 노루귀
- 13. zetapai
- 14. ziozzang
- 15. Crooner
- 16. soslwind
- 17. 아무개
- 18. Beatrice
- 19. RadioGaGa
- 20. bjeans
- 21. Alice
- 22. 글지이
- 23. elfennau
- 24. 코너리
- 25. bloodlust
- 26. 황원정
- 27. 뱅기
- 28. 강태양
- 29. 두두리
1. K3rn3l ¶
최근의 기억하나는... 영화 가타카. 어느시대에서나 있을수 있었던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억울하기까지 한 주제... SF틱하게 이야기를 전개했기에 지루하지 않을수 있었을지도... 빗대어 생각해보기 좋아하신다면...
근데 월트디즈니의 미녀와 야수를 볼때는... 왜 눈물 흘렸던거지
근데 월트디즈니의 미녀와 야수를 볼때는... 왜 눈물 흘렸던거지
""하느님이 행하신 일을 보라 하느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 전도서 7장 13절, "우리가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릴 바꾸려 할 것이다." - 윌리암 게리린"
2. 라이온 ¶
- 소설-겨울나그네 : 어느장면이었더라..암튼 보면서 눈물 찔끔..
- 만화-굿바이미스터블랙 : 누나가 빌려온 만화책....눈물의 카타르시스를 경험...
- 영화-DeadPoetsSociety : 한쪽눈(아마도 왼쪽눈)에서만 눈물이 찔끔 나온 이상한 경험.....
- 영화-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Mr.Smith Goes to Washington) :..음..왜 울었었지?
4. musiki ¶
- 닥터노구치 : 남자지만 울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에게 있어 어머니의 존재란 그런것.
- 병원24시. 저번주 코너를 보고 눈물이...
- 김은주 : 나를 울린 여자 -_-;;;
6. Normalct ¶
주로 만화나 동화가 생각이 나네요.
- 결혼식때 : 양가 어른께 인사할 때. 대개 속썩인 딸들이 친부모님께 인사하면서 운다고들 하는데, 설마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눈물이 나더이다. 나도 이렇게 해서 꽤나 전통적인 성향의 친정에서는 나를 출가외인이라고 거리를 두겠고, 시댁에서는 밥노릇 하겠구나... 순식간에 고아가 되는 느낌.
- 레드문 : 늦은 밤, 레드문을 보면서 울다가(황미나씨 만화는 뻔하다 싶으면서도 너무 종종 눈물나게하는 장면이 많다.) 진통이 와서 수지를 낳았던 기억.
- 세일러문 : 황당하지만, 미소녀전사변신물만 보면, 특히 환상적인 화면이 나오면서 변신~! 할때면 종종 눈물이 난답니다. 최근엔 공주니 미소녀주인공을 좋아하는 딸네미가 리리카 SOS!를 외치는데도 눈물이. 저 연약한 존재들의 공상이여...
- 뽀네뜨 : 아이 낳기 전에도 울었는데, 아이 낳고 보아도 눈물이 나더군요. 딸이자 엄마로서.
- 노란 양동이 : 모리야마 미야코 / 쓰치다 요시하루의 그림동화책인데, 여우가 그토록 자기것이 되길 기다리고 바랬던 양동이가 없어져버렸는데도 씩씩하게, 그래 양동이와 함께 했던 시간이 행복했으니 되었다고 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울어버렸지요. 세상을 떠날때 그 여우처럼 씩씩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7. Roman ¶
- 프라하의봄의 마지막 장면...트럭 와이퍼로 빗물을 닦으면서...사라져 가는 장면...
- 영화 "청춘"의 마지막 장면...'지금, 너한테 가고 싶어...가고 싶어...'
-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아고타크리스)에서 어머니를 보고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자식들을 보며...
- 태양의 제국(스티븐 스필버스)에서 역시 부모를 만나고도 못알아보는 아이를 보며...
- 무라카미 류의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에서 나오는 엘프 사냥꾼의 엔딩장면...
-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 카이사르가 죽는 장면.
- '체사레 보르자'를 읽다 그가 죽는 장면.
8. Jamie ¶
Life is beautiful: 주인공이 캠프로 들어가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꼬마가 탱크를 보며 기뻐하는 순간까지, 이걸 적는 이 순간에도 또 눈물이 날려구 한다...
홍당무: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이 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어렸을때 홍당무의 처지가 너무 가엽고 서러워서 엄청 운 기억이 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중년의 사랑을 느낄 나이도 아니었건만, 너무나 가슴이 시리고 아팠다.
올림픽 메달 수상식 장면: 특히 한국 선수들 메달 받고 무슨 애국심 고취시키는 듯한 노래가 흘러나올때, 까닭없이 눈물이 난다. 메달 받은 선수랑 아무런 혈연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가시고기: 드라마로 봤는데, 그러고 나서 책을 보니 감흥은 좀 떨어지긴 했다. 그래도 여전히 슬펐다.
워낙 잘울고 눈물도 많아서 애국가 나오는 화면 보고도 찔끔 거리고 천진한 애기들 보면서도 괜히 감동 비슷한거 받으면 운다. 배우가 되었더라면 눈물연기 하나는 끝내주게 했을텐데... 안타깝다 홍당무: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이 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어렸을때 홍당무의 처지가 너무 가엽고 서러워서 엄청 운 기억이 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중년의 사랑을 느낄 나이도 아니었건만, 너무나 가슴이 시리고 아팠다.
올림픽 메달 수상식 장면: 특히 한국 선수들 메달 받고 무슨 애국심 고취시키는 듯한 노래가 흘러나올때, 까닭없이 눈물이 난다. 메달 받은 선수랑 아무런 혈연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가시고기: 드라마로 봤는데, 그러고 나서 책을 보니 감흥은 좀 떨어지긴 했다. 그래도 여전히 슬펐다.
9. RockAsian ¶
- 이상은의 '새' : 혼자 자책과 나태의 늪에 빠져 있던 97년 내 신세가 왜 이렇게 처량하지? 하면서 대학교 수업 안들어 가고 하숙집 방 베게에 눈물을 묻히게 하던 노래
- 노브레인 '청춘98' : 군대 가던 99년 질주하던 뮤직비디오의 아이들을 보자니 괜히 울컥했다.보컬 이성우의 아주 거북한 목소리로 노래 시작전에 나오는....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오 길은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오
제 1의 아해가 무섭다 그리오 제 2의 아해도 무섭다 그리오
mms://211.233.36.70/under/muze_co_kr/8.asf
- 배창호 '하나님 안녕하세요' : 어릴때 집에서 봤었는데 넘 슬펐었다.
-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 역시 보고 운 영화. 이 영화 엔딩 타이틀을 비운의 밴드 U&ME blue가 불렀었다.
- 글레이디에이터'에서 주인공이 칼에 맞아 쓰러져 죽어가며 자신의 옛집과 아내 아들을 다시 만나는 장면.
- 96년도 한약분쟁 때의 최루가스 ^^;
10. nonfiction ¶
- 독일인의 사랑. 북경에서 온 편지...
-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진..
- 세상에서 무력한 나의 존재가 느껴질때.. 혼자 있을 때만..
- 노래를 그냥 흥얼거리다가...이유없이...
11. summerkid ¶
- 어렸을때 TV특집만화로 본 백조의 호수. 얌전하고 예쁜 얼굴의 여주인공 이름이 '오데트'였던가- 이루지 못한 사랑의 비극
- 전혜린의 '목마른 계절'을 읽다가 마지막 부분에 가서 공감하다 못해 감정에 북받쳐
12. 노루귀 ¶
-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 미니 시리즈로 했던 드라마. 방영 당시는 알지도 못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그 홈피에 들어가 빠져 버렸다. 44부작을 1주일이상 대본과 동영상을 보느라 날밤으로 지새웠다. 너무 울어서 기진하기도 하고 잠을 제대로 못잔 관계로 한동안 정상적인 생활은 포기하고 살았다...
- 주검 : 추운 겨울 퇴근길, 우리 아파트에서 자살한 남자의 시체를 보게 되었다. 흰천으로 덮여진 끄트머리에 얇은 바지와 작고 마른 맨발이 보였고 바닥에는 남루한 운동화가 떨어져 있었다. 그의 고단했을 삶이 떠올랐다...
- 일기예보의 인형의 꿈을 들을 때면...
- 요즈음은 일종의 반사작용처럼 수시로 쏟아지고 있다.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3. zetapai ¶
- 갓난 애기의 발가락 : 첫애가 조산으로 나왔는데 1.8kg 이었다. 인큐베이터 안에 잠들어있는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우연히 발을 보게 되었다. 내 엄지손가락 보다 짧은 조그만 발!! 그 끝에 녹두알만한 여린 발가락 다섯개가 붙어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쬐끄만 발가락 끝에 깨알보다 작은 투명한 발톱이 점을 찍어놓은 듯이 그려져있는 것이었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생명의 신비감 때문이었는지 혹은 너무 작고 여려서 서글픔이 밀려왔기 때문인지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이거 마누라도 모르는 비밀이다)
15. Crooner ¶
- A.J.크로닌, 소설 '성채'
주인공의 천사같은 아내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듣고.
군대 있을 때, 너무 화가 나는 일이 있어서, 밤에 나가서, 일 년에 한 갑도 안 피우던 담배를 연달아 두 개나 피웠는데....돌아와서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그 이후는 뻔한 스토리....
16. soslwind ¶
- 책 -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때에 이르기까지 재탕 삼탕 사탕 몇탕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나를 울렸던 소설.
- 영화 - 글래디에이터 : 감동적이어서 울었다기보다 너무 너무 장면이 끔찍해서 울었던 영화.
- 뉴스 - 대구지하철사건 뉴스 : 그냥 그랬다는 소식만 듣고 있다가 제대로 뉴스를 들었을 때..특히나 죽은 이들의 마지막 남긴 전화내용, 문자 등을 듣고 보았을 때..
- 연극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열받아서..
그 외에도 많이 있지만..(원래 잘 감동받기때문에...심지어 무협지 읽고도 슬퍼서 운 적이...;;) 기억나는 것들만 적었어요.
18. Beatrice ¶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뽀르뚜가가 죽는 장면도 그렇지만, 맨 마지막에 제제가 어른이 되어 뽀르뚜가에게 보낸 편지에 훨씬 가슴이 저려왔다.
- 인생은 아름다워 : 마지막의 총소리가 유리조각이 되어 그대로 내 가슴에 박히는 것 같았다.
- 상실시대 : 비록 내가 존재한 시대는 아니라 할 지라도.. 좋은 작품의 생명은 영원하다.(상실의시대가 아님. 황미나씨 단편 모음집의 제목)
- 비천무 : 수학여행을 가는 버스 안에서 다 읽고, 너무 슬퍼서 길바닥에서 울었다.
- 월드컵때 : 아.. 징하다.
- 첫사랑
- 네멋대로해라 : 복수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제일 많이 울었다.
- 이형기 시인의 낙화, 박목월 시인의 이별가,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사랑노래
19. RadioGaGa ¶
*KBS 다큐멘터리 "지천 참게, 바다를 꿈꾸다"
칠갑산을 휘도는 지천이라는 강에서 출발해 바다로 가는 참게의 여정을 담아낸 '지천 참게, 바다를 꿈꾼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갈지(之)자 형태로 흐른다고 해서 지천이라 이름붙여진 이 하천은 여울(물살이 빠르고 얕은곳)과 소(물이 고여있고 깊은 곳)가 발달해 칠갑산 생태계의 보고라 불린다. 원앙, 황조롱이, 수달 등 총 9백 9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이곳에 한동안 사라졌던 참게가 다시 나타났다. 충청남도가 지난 96년부터 인공부화로 태어난 치게(어린 게)들을 방류해왔기 때문이다. 참게는 바위게과에 속하는 게로서 담수(민물)와 함수(바다물)가 교차하는 수역에 서식한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집게발에 자란 무성한 털로써 암컷을 유혹한다. 조그마한 녀석이털이 무성한 앞발을 자랑스레 내밀며 위풍당당해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우습기도 하다. 하지만 그 네들의 암컷은 그것을 보며 수컷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강 상류에 위치한 '참게 인공부화장(담수와 함수가 교차하는 수역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여 참게를 부화시킨다)'에서 부화하여 지천으로 방류된 참게들은 가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본능적으로 바다로 이동한다. 그것은 먹이를 찾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프리카 누우떼들에 못지않게 비장한 모습이다. 웅장하며 심오한 자연의 섭리이다. 충청도에서 출발해 전라도 서해안까지 이르는 기나긴 여정. 무리지어 이동하는 누우떼와 달리 참게의 이동은 다분히 개별적이다. 그래서 외로운 고행의 길이다. 부모와 조상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을 향한 이동이지만 그들앞에는 수많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설치해놓은 장애물들이다.
작은 개천을 지나다 가로막고 있는 대나무 발을 만난다. 인간이 설치해 놓은 것이다. 어른 손가락 굵기만한 대나무들이 참게 한 마리 지나가기 힘들만큰 좁은 간격으로 개천을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참게들의 망향의 본능은 막을 수 없다.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죽(竹)발 사이를 통과한다. 큰 덩치때문에 죽발을 통과하지 못하여 죽어가거나 통과하다가 다리를 잘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떨어진 다리가 죽발에 끼어 물살에 이리저리 춤을 춘다. 다큐멘터리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결과적으로 인간이 잘라낸 다리. 가슴속에서 울컥하고 무언가가 올라온다.
하천 곳곳에 놓인 수중보(물을 가두기 위해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와의 사투 끝에 금강 하구에 도착한 참게들. 그들은 그곳에서 마지막 절망을 맛본다. 넘을 수 없는 벽, 바로 금강 하구둑이다. 지난 96년에 농업용으로 건설된 금강 하구둑은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참게들의 실크로드를 막아버렸다. 둑너머로 넘실거리는 고향의 바다물이 짠내를 풍기자 참게들은 불가능한 벽타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달걀로 바위치기다. 반의 반도 기어오르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지만 또다시 기어오른다.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막힌 수로의 틈새에 끼어 죽어간다. 수많은 날, 길고도 고독한 고행의 길을 걸어온 행자들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향에 다다르지 못한다. 참게들은 그 순간 어떤 것을 느끼고 있었을까? 망향의 좌절감일까? 짓눌린 본능에 대한 분노일까?
나는 왜 그리도 서럽게 울었던가. 참게들이 불쌍해서? 그래. 불쌍하다는 말이 어쩌면 맞을 수도 있겠다.
죽음을 부른 로미오와 줄리엣의 좌절도, 커트 코베인의 예술적 고뇌도 참게들의 망향의 좌절에 비한다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에 불과한가.
금강 하구둑으로 인해서 참게의 산란이 이뤄지지 못해 충청남도의 참게 방류사업은 반쪽짜리 성공으로 남았다. 게다가 생태계의 보고인 지천에도 댐이 들어설 계획이 서 있단다. 도대체 어디까지, 얼마나 해야 만족할 것인가. 대학을 중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토목업에 종사하였다면 지금쯤 얼마나큰 죄책감들을 몸소 느끼고 있을까? 인간이 성취해야 할 과제는 날으는 자동차도, 타임 머신도, 인간 복제도 아닌 '절제와 중용'일 것이다. 개인의 그것에 그치지 않는 전 인류적으로 약속된 '절제와 중용'이 필요하다. 참게의 잘려진 다리가 떠오른다.
갈지(之)자 형태로 흐른다고 해서 지천이라 이름붙여진 이 하천은 여울(물살이 빠르고 얕은곳)과 소(물이 고여있고 깊은 곳)가 발달해 칠갑산 생태계의 보고라 불린다. 원앙, 황조롱이, 수달 등 총 9백 9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이곳에 한동안 사라졌던 참게가 다시 나타났다. 충청남도가 지난 96년부터 인공부화로 태어난 치게(어린 게)들을 방류해왔기 때문이다. 참게는 바위게과에 속하는 게로서 담수(민물)와 함수(바다물)가 교차하는 수역에 서식한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집게발에 자란 무성한 털로써 암컷을 유혹한다. 조그마한 녀석이털이 무성한 앞발을 자랑스레 내밀며 위풍당당해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우습기도 하다. 하지만 그 네들의 암컷은 그것을 보며 수컷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강 상류에 위치한 '참게 인공부화장(담수와 함수가 교차하는 수역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여 참게를 부화시킨다)'에서 부화하여 지천으로 방류된 참게들은 가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본능적으로 바다로 이동한다. 그것은 먹이를 찾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프리카 누우떼들에 못지않게 비장한 모습이다. 웅장하며 심오한 자연의 섭리이다. 충청도에서 출발해 전라도 서해안까지 이르는 기나긴 여정. 무리지어 이동하는 누우떼와 달리 참게의 이동은 다분히 개별적이다. 그래서 외로운 고행의 길이다. 부모와 조상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을 향한 이동이지만 그들앞에는 수많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설치해놓은 장애물들이다.
작은 개천을 지나다 가로막고 있는 대나무 발을 만난다. 인간이 설치해 놓은 것이다. 어른 손가락 굵기만한 대나무들이 참게 한 마리 지나가기 힘들만큰 좁은 간격으로 개천을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참게들의 망향의 본능은 막을 수 없다.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죽(竹)발 사이를 통과한다. 큰 덩치때문에 죽발을 통과하지 못하여 죽어가거나 통과하다가 다리를 잘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떨어진 다리가 죽발에 끼어 물살에 이리저리 춤을 춘다. 다큐멘터리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결과적으로 인간이 잘라낸 다리. 가슴속에서 울컥하고 무언가가 올라온다.
하천 곳곳에 놓인 수중보(물을 가두기 위해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와의 사투 끝에 금강 하구에 도착한 참게들. 그들은 그곳에서 마지막 절망을 맛본다. 넘을 수 없는 벽, 바로 금강 하구둑이다. 지난 96년에 농업용으로 건설된 금강 하구둑은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참게들의 실크로드를 막아버렸다. 둑너머로 넘실거리는 고향의 바다물이 짠내를 풍기자 참게들은 불가능한 벽타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달걀로 바위치기다. 반의 반도 기어오르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지만 또다시 기어오른다.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막힌 수로의 틈새에 끼어 죽어간다. 수많은 날, 길고도 고독한 고행의 길을 걸어온 행자들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향에 다다르지 못한다. 참게들은 그 순간 어떤 것을 느끼고 있었을까? 망향의 좌절감일까? 짓눌린 본능에 대한 분노일까?
나는 왜 그리도 서럽게 울었던가. 참게들이 불쌍해서? 그래. 불쌍하다는 말이 어쩌면 맞을 수도 있겠다.
죽음을 부른 로미오와 줄리엣의 좌절도, 커트 코베인의 예술적 고뇌도 참게들의 망향의 좌절에 비한다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에 불과한가.
금강 하구둑으로 인해서 참게의 산란이 이뤄지지 못해 충청남도의 참게 방류사업은 반쪽짜리 성공으로 남았다. 게다가 생태계의 보고인 지천에도 댐이 들어설 계획이 서 있단다. 도대체 어디까지, 얼마나 해야 만족할 것인가. 대학을 중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토목업에 종사하였다면 지금쯤 얼마나큰 죄책감들을 몸소 느끼고 있을까? 인간이 성취해야 할 과제는 날으는 자동차도, 타임 머신도, 인간 복제도 아닌 '절제와 중용'일 것이다. 개인의 그것에 그치지 않는 전 인류적으로 약속된 '절제와 중용'이 필요하다. 참게의 잘려진 다리가 떠오른다.
20. bjeans ¶
- 영화 '와일드카드'에서 체포한 4인조 악당 中 한 명을 설득하며 양동근이 했던 이야기. 지금 생각해보면 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분위기에 휩쓸린건가, 내가 괜히 오버한건가... -_-;
21. Alice ¶
- 우선 지금 이 페이지'나를울린것들'을 죽 읽으면서 눈물이 날 뻔했다.
- 신경숙의 모든 소설은 나를 울린다. 특히 '깊은 슬픔'을 읽었을 때는 통곡 저리가라였다. 가끔 울고 싶을 땐 집에 있는 신경숙씨 소설을 다시 읽는다. 매번 눈물을 뚝뚝 흘린다.
-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분류된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엄청 울었다. 특히 세 장면에서. 전지현이 탈영한 군인한테 이야기할 때, 전지현이 차태현보고 맞은편 산 꼭대기에 올라가라 시키고 들리지도 않는 고함소리로 얘기할 때, 차태현이 전지현 선 본 남자한테 10가지 주의사항 얘기할 때.
- 위에 어떤 분이 쓰신 태양의 제국도 보고 엄청 울었다. 크리스챤 베일이 Suo gan 부를 때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 옛날 남친하고 헤어지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다시 사귀자고 울면서 얘기했을 때 김범수의 '하루'가 내 귀를 때렸었다. "사랑이 날~ 아프게해요~ 사랑이 날~ 또 울게 하네요~" 그 뒤 이 노래만 들으면 언제 어디서고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 지하철에서 펑펑 운 적이 지금까지 3번 정도 있다. 아무리 눈물이 나도 꾹꾹 참았다가도, 이상하게 지하철만 타면 더이상 참지 못했다. 2번은 지독한 외로움을 느꼈을 때 이 세상에 완벽하게 나 혼자라는 느낌이 들었을 때고, 나머지 한 번은 예전에 잠깐 다니던 직장에서 정말 억울하고 참기 힘든 일을 당했을 때 퇴근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다.
22. 글지이 ¶
- 소설 : 퇴마록... 퇴마록 말세편을 읽고 눈물을 지었다...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때문에, 가슴을 때리는 세계의 현실 때문에,
그리고... 작가의 능력이 부러워서... 또는 무서워서...
- 만화 : 유리가면, 완결이 안나서 아직 다 못봤지만 유리가면을 보다보면 가슴을 찌잉 하게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결국 어느 장면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작가가 사이비종교 교주가 되었다는 설이 나돌던데 이번에 나오는 애장판은 완결이 날려는지 모르겠다.
- 영화 : 집으로... 이거 보거 안 울었던 사람, 몇이나 될까?
- 음악 : 유키구라모토와 시크릿가든의 연주곡들... 가슴을 잔잔하게, 때론 설레게, 때론 슬프게...
- 그외 : '천부경'과 천부경해석
23. elfennau ¶
- 상록수: 처음으로 울게만든 책. 언제나 읽어도 가슴에 무언가 치미는게 있다.
- 크로닌의 성채: 지금 생각해보니까 상록수와 매우 비슷한 전개인...-_-;;
- 내멋대로해라, 가을동화등 다수의 드라마...
- 마태수난곡: 개인적으로 힘들었을때 위로가 되었던 곡.
- 평소에 영화를 많이 안봐서 잘 모르지만...그나마 최근에 본영화중에서는 PayItForward
25. bloodlust ¶
군대에서 야근이 싫어 유격훈련을 받으러 도망갔는데, 1년만에 야근으로 썩어버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탈진해버리고 말았다. 손가락 놀릴 힘도 없어서 나무에 기대어 있는데, 귓가에 아직까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환청이 들려왔다. 4개월 전에 나를 차버린 여자친구가 "오빠, 왜 거기서 그러구 있어요."라고 부르는 것이다. 나는 하릴없이 펑펑 울고 말았다.
26. 황원정 ¶
- 중학교땐 본 영화 "스텔라" : 현재는 무슨 스토리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그때는 눈물많은 소녀였으니까...
- 엘리너의 단편 "친절한 지주님" : 스무살 넘어서 밤새 울게 만든 유일한 작품(영화든, 글이든...) 10세때 처음 봤을땐 아, 그런가~하면서 지나갔었는데, 다 커서 보니까 정말로 슬펐다. 아마 다시 읽어도 또 울것이다.
- 드라마 "마녀의 조건" : 울진 않았는데...마지막 장면이 너무 가슴아팠다. 원래 이런 최루성은 피하는 주의지만, 히데아키란 녀석때문에 봤던 드라마.
27. 뱅기 ¶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 위의 베아뜨리체님을 글을 읽고 나 역시 그대 이 책을 보면서 몰래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났습니다. '남자는 강해야해'라는 우리사회의 편견때문에 남자들은 내어 놓고 울지도 못하죠...
- 마이걸 : 마이걸을 소설로 먼저 읽었더랬습니다. 전 왠지 남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보는 영화는 기피하는 특이 체질이라, 영화보다 소설을 먼저 접하게 됐습니다.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마지막인사를 보내는 장면에서 눈물을 안흘릴 수 있다면 그건 사람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설로 읽어야 더 감동이 옵니다.
- 죽은 시인의 사회 : "Captin. My captin". 이대목에 이르러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시울이 불어져 있었죠. 어두운 극장 안이라서 괜찮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불이 빨리 켜지더군요. 이런 영화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불을 꺼주셔야 됩니다. 강해야만 하는 우리나라의 남자들이 눈에서 눈물자욱을 지울 수 있도록....
- 그리고 '사랑'... 사랑은 항상 나를 눈물짖게 하게하죠... 언제나.... 나의 사랑은.....